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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문화엑스포 이제는 내실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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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5-10-21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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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에서 59일간 열린 '실크로드 경주 2015'가 막을 내렸다. 행사 뒷정리가 한창인 가운데 이번 행사에 대한 평이 여기저기서 엇갈리고 있다.
 우선 성공적이었다는 평이 지사와 시장 등 몇몇 정치인과 엑스포 재단 간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행사를 주최한 측에서는 이 같은 평가는 의례적이고 당연하다. 하지만 경주시민들과 대학의 관련학과 교수들 사이에서 나오는 평은 정반대다. 지속적이고 발전적인 엑스포가 되기 위해서는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쓴 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경주엑스포 측에 따르면 이번 행사의 관람객은 모두 145만 8천여 명이라고 발표했다. 외형적으로 보면 당초 120만 명을 계획했으니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이 수치는 말 그대로 수치에 지나지 않는다. 실질적인 관람객이라 할 수 있는 유료관광객은 58만6천여 명에 불과해 전체입장객 중 40%에 그쳤다. 나머지는 장애인과 국가유공자, 기초생활수급자 등도 있지만 대부분 각종 행사 초청, 시·군 행사, 단체관람 협조 등에 기인한 무료 입장객이었다. 59만 여명의 유료관람객들 중에서도 순수 개별 입장객이 다가 아니고 30%가량은 단체나 기업, 직원들에게 강매하다시피 한 입장권을 들고 입장한 사람들이다. 한마디로 '외화내빈'(外華內貧), '속빈강정'이었다. 이번 행사에는 모두 147억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예산이 들어갔다. 이 비용 중에는 경주시의 혈세도 상당부분 투입됐다. 단순 수치로 따지면 유료입장객 1명 유치에 들어간 비용이 무려 2만5000여원에 달한다.
 2년여 기간 동안 준비한 이번 행사가 외화내빈으로 끝난데 에는 부실한 프로그램이 가장 큰 원인이다. 올해 행사는 '유라시아 문화특급'을 주제로 4개 분야에서 30여개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펼쳐졌다. 47개국 1천500여명의 외국인을 포함해 1만여 명의 문화예술인들이 참여했다.
 하지만 바로 이러한 백화점식 나열된 행사가 오히려 전국민적인 관심을 끌지 못했다. 소수의 프로그램이드라도 수준 높은 프로그램을 준비해 집중하는 편이 훨씬 나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이다.
 경주엑스포는 조직과 프로그램 전반에 걸친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 경북도와 경주시, 재단의 3등분된 조직구조를 통합하고 기업과 같은 경영개념을 도입해야 한다. 지금 같아서는 해마다 수십억원의 예산을 부담하고 있는 경주시민들을 설득할 명분도 실리도 없다.
 엑스포는 영화와 이벤트에 몰리고 있는 국내외 투자자본에 관심을 가지고 유치 방안을 찾아야 한다. 예산지원만 쳐다봐서는 단언컨대 미래가 없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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