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주 고교평준화 본격 시민합의 필요하다 > 사설

본문 바로가기


사설
Home > 사설 > 사설

[사설] 경주 고교평준화 본격 시민합의 필요하다

페이지 정보

경북신문 작성일21-08-30 18:46

본문

경주시는 아직도 고교평준화가 이뤄지지 않은 지역이다. 대도시는 물론 대부분의 지방도시들이 평준화를 시작한지 수십년이 지났지만 경주는 여전히 선발고사를 치러야 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다. 이렇게 된 배경에는 여러 가지가 걸림돌로 작용해 새로운 제도로의 진입을 가로막고 있다.
   그래서 경주는 교육문제 때문에 자녀를 키우기에 힘이 드는 도시로 낙인찍혀 있다. 소위 '명문고'라고 일컬어지는 몇몇 학교의 정원은 정해져 있고 거기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학생 본인과 학부모의 고통이 이만저만 아니다.
   이 같은 제도적인 문제로 경주의 인구는 유출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있다. 교육문제로 대도시로 떠나는 인구가 적지 않고 막상 경주로 유입되고 싶어도 교육여건이 좋지 않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시민들이 살아가기에 가장 필요한 요소들 가운데 정주여건과 교육여건을 우선적으로 꼽는데 그 중 하나가 심각하게 불편한 셈이다. 그러므로 인구는 점점 빠져나가고 결국 '소멸도시'의 반열에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낙영 경주시장은 지난 지방선거 때 고교평준화를 공론화 해 중등 교육환경을 개선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김석기 국회의원도 전면도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지금은 구체적인 담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주낙영 시장이 취임한 이후 시행한 두 차례의 경주 교육발전 원탁회의에서도 경주시가 풀어야 할 과제로 고교평준화가 선정될 만큼 고교평준화에 대한 시민들의 여론이 간절하다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
   경주지역 고교평준화에 대한 공론은 지난 2016년 최양식 전 시장이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고교평준화 도입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시작됐고 2018년 시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 조사에서 81.9%가 평준화를 찬성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리고 올해 3월 기준 경상북도 지역 전체 고등학교의 입학생수가 지난해에 비해 1800명 줄었다. 경주지역 남학생의 경우에는 중3 졸업생이 고입 정원에 비해 560명 부족하다. 실제로 올해 고교입학 결과 경주시 지역 18개 학교 가운데 12개 학교가 정원미달사태를 맞았다.
   한때 경주시는 동해남부 최고의 교육도시로 명성을 떨쳤다. 그러나 점차 세월이 지나면서 그 빛은 바랬고 지금은 교육환경이 가장 나쁜 도시 가운데 하나로 전락했다. 고교평준화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도의회의 조례제정 등 여러 행정절차를 거쳐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그것보다 우선돼야 하는 것은 시민들의 공감과 합의다. 경주가 소멸도시의 오명에서 벗어나고 인구 유출의 심각성을 극복하고 누구나 안심하고 자녀를 교육할 수 있는 도시로 전환하는데 시장과 국회의원이 적극 나서 공약을 이행해야 한다. 그리고 진정성 있는 시민 설득에 나서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이메일무단수집거부
Copyright © 울릉·독도 신문. All rights reserved.
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