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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주시립도서관 재탄생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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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1-09-2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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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에 이렇다 할 만한 문화기반시설이 없다는 것은 매우 애석한 일이다. 물론 경주예술의전당이 있기는 하나 그것만으로 경주를 문화관광도시라고 자랑하기에는 부족하다. 인구 대비 그 정도의 문화 시설도 충분하다고 항변할 수도 있지만 공연장과 전시장이 경주의 도시 위상을 감당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
   오래 전부터 경주에 시립미술관이 들어서야 한다는 지역민의 요구가 있어 왔으나 아직은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혹자는 엑스포공원에 있는 솔거미술관으로 만족할만하다고 하겠지만 그것도 시원하게 납득하기에 어렵다.
   제대로 된 미술관이나 공연장을 갖기에 당장 어려운 점이 없지 않을 것이다. 부지 문제도 있고 예산의 어려움도 따를 것이다. 경주의 1년 예산 규모로 보건대 마음만 먹는다면 못할 것도 없지만 시민의 삶에 직접 투여되는 예산도 빠듯한 터에 문화예술이라는 형체가 보이지 않는 것에 거액의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주저될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문화 인프라가 갖춰진다면 자연스럽게 관광산업에 끼치는 영향도 커 상호 발전의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당장 눈앞의 성과가 드러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문화예술에 대한 꾸준한 투자는 시민의 정서생활과 미래의 도시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미술관이나 공연장과 같은 대규모 인프라를 갖추는 데 버거운 현실이라면 도서관만이라도 모양새를 갖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주시립도서관은 68년의 역사를 가졌다. 시립도서관에서 24일부터 '도서관! 어제를 담고, 오늘을 보고, 내일을 짓다!'라는 주제로 경주시민의 지식·정보센터로서의 과거·현재·미래를 조명하는 행사를 준비했다고 한다.
   경주시립도서관은 1953년 엄대섭 선생이 경주읍립도서관(경주시립도서관 전신)을 설립한 것이 기원이 됐다. 그동안 여러 곳으로 장소를 옮기며 역사를 이어오다가 현재의 황성공원 동쪽에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시립도서관이 과연 문화공간으로 제대로 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지금 이 시점에서 한 번 짚어봐야 할 것이다.
   특히 경주의 시립도서관의 전신이었던 읍립도서관은 전쟁 이후 암흑기에 우리나라 최초로 설립된 읍립도서관이다. 그리고 마을문고 운동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킨 자랑스러움을 간직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경주시립도서관은 장소의 협소함과 기능의 단순화로 현대 도서관으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도서관의 현대화는 미술관이나 공연장을 새로 짓는 것보다는 오히려 조금 쉬울 수도 있다.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위상을 갖춘 경주시립도서관의 새로운 탄생을 이루는 것이 경주시가 해야 할 가장 시급한 문화정책임에 틀림없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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