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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국의 한류 문화 간섭 심상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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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1-09-09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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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선진국의 변별 기준은 경제력과 군사력이었다. 얼마나 많은 돈을 가지고 있으며 막강한 군사력을 가지는지가 선진국 진입의 기준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거기에 문화적 영향력을 중요하게 여긴다. 대한민국이 선진국 대열에 진입했다고 판단하는 것은 경제적인 성과와 국방력의 강화도 평가를 받았지만 무엇보다 우리의 문화 저력이 세계의 문화시장에서 인정받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우리의 문화가 세계 시장에서 인정을 받는 데는 드라마와 영화, K-팝의 공이 컸다. 한때 우리의 드라마 '장금이'와 '주몽', '별에서 온 그대' 등은 해외 시장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이란에서는 '장금이'의 시청률이 80% 이상이었다고 하니 가히 짐작이 간다.
   또 한국 사람들을 만나면 "오, 양곰(장금이의 페르시아식 발음)"이라고 했다고 하니 그 영향력은 참으로 대단했다. 그리고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외국 영화에는 폐쇄적이었던 아카데미상의 작품상을 받으면서 대한민국이 영화 강국으로 떠올랐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거기에 K-팝은 꾸준하게 해외시장을 노크했다. BTS가 빌보드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하면서 최소한 K-팝이 일시적인 인기가 아니라는 점을 입증했다. 이미 K-팝은 BTS 이전부터 아시아 시장을 장악했다. 특히 중국과 일본, 동남아시아에서의 인기는 마치 쓰나미와 같았다. 그래서 중국과 일본은 한때 우리 대중문화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내면서 애써 한류 문화에 대해 벽을 쌓으려고 노력했다.
   최근 중국이 다시 이 일을 벌이고 있다. 중국의 연예계 정화 운동으로 K팝이 타격을 받고, 그 영향을 이미 체감되고 있다고 한다. 이미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는 한국 연예인 팬클럽 계정 20여개에 대해 정지 조치를 했다.
   30일간 정지되는 계정 대부분은 한국 아이돌 그룹 NCT, 엑소(EXO)와 블랙핑크 등 K팝 스타들을 응원하는 팬 계정이다. 웨이보는 "비이성적인 스타 추종 행위를 단호히 반대하고 엄정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를 일으켰는지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다. K팝 자체에 문제가 있기보다는 중국 연예계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정화작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K팝도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우회적인 한류문화 탄압일 수도 있다. 특별한 이유 없이 팬 계정을 막는 것은 중국이기에 가능한 일이지만 K-팝에 대한 본격적인 간섭일 수도 있다는 의심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중국 팬들의 K팝 스타들에 대한 직·간접적인 지원이 중단되면서 K팝 산업도 잠재적인 영향을 받게 될 것이 불가피해 졌다.
   물론 중국 팬들이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관행을 바꿀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인접 국가의 노골적인 문화 배척에 대한 본격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한류 문화가 꾸준히 뻗어나가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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