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에 코미디 공연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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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8-08-30 19:45본문
현대의 예술은 크로스오버 시대다. 순수예술과 대중예술의 경계가 허물어진 지 오래됐다. 음악 장르에서 가장 먼저 시작된 크로스오버 운동은 지금부터 40~50년 전부터 이뤄졌다. 예컨대 영국의 대표적인 관현악단인 로열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1980년대 초반에 비틀즈의 대중음악을 연주한 것은 당시 획기적인 사건으로 손꼽힌다. 그리고 그 이후 클래식 성악가와 대중음악 가수들의 합동공연이나 클래식을 대중음악으로 편곡해서 연주하거나 노래하는 분위기는 보편적으로 이뤄졌다.
매체가 다변화되면서 다른 장르의 예술도 순수와 대중성의 간극을 좁혀나가는 시도는 이제 크게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대중예술은 당대의 다수 대중들이 쉽고 편하게 경험하는 것이지만 세월이 지나고 나면 그것이 곧 고전예술로 치환된다. 그러니 어느 것이 더 수준이 높고 낮은 것이라고 선을 그어 평가하는 것은 난처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직 그 구분을 비교적 엄격하게 지키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바로 공연장의 관례다. 과거 우리나라 대중 가수가 서울 예술의 전당 공연장에서 콘서트를 열기로 계획했다가 순수 공연계의 반발과 국민들의 정서적 장벽을 넘지 못해 결국 세종문화회관으로 장소를 바꿔서 개최한 적이 있다. 각 도시에는 그 도시를 대표하는 순수예술 공간이 존재하고 그 공간에서 대중예술이 범하기 쉬운 오류를 철저하게 차단하고 있다.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다음달 29일 '코미디 리사이틀'이 열리기로 돼 있다. 방송을 통해서 보던 코미디 프로그램을 무대 위에 올려보겠다는 시도는 서울의 소극장을 중심으로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하지만 그 공연들은 소극장이나 시민회관 같은 대중예술이 충분히 설 수 있는 공간에서 이뤄졌다. 그런데 경주의 하나밖에 없는 정통 예술공간에서 코미디 리사이틀을 연다는 것은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물론 코미디도 무대예술 중의 하나다. 이제는 과거 악극들이 희극이라는 장르로 분류돼 고급 무대에 서는 경우도 흔하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의 근대문화유산 중 하나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불특정다수가 방송을 통해 쉽게 누릴 수 있는 코미디를 고급 무대에 올린다는 것은 도대체 무슨 의도인지 짐작할 수 없다.
시민들의 문화적 수준을 최대한 배려하고 격조 높은 공연문화를 선봬야 할 문화의전당이 그런 공연을 유치한 것부터 발상이 잘못됐다. 아직 한 달 정도의 기간이 남았다. 예술의 전당이 아니라 서라벌문화회관이나 다른 공연장으로 장소를 옮겨 개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매체가 다변화되면서 다른 장르의 예술도 순수와 대중성의 간극을 좁혀나가는 시도는 이제 크게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대중예술은 당대의 다수 대중들이 쉽고 편하게 경험하는 것이지만 세월이 지나고 나면 그것이 곧 고전예술로 치환된다. 그러니 어느 것이 더 수준이 높고 낮은 것이라고 선을 그어 평가하는 것은 난처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직 그 구분을 비교적 엄격하게 지키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바로 공연장의 관례다. 과거 우리나라 대중 가수가 서울 예술의 전당 공연장에서 콘서트를 열기로 계획했다가 순수 공연계의 반발과 국민들의 정서적 장벽을 넘지 못해 결국 세종문화회관으로 장소를 바꿔서 개최한 적이 있다. 각 도시에는 그 도시를 대표하는 순수예술 공간이 존재하고 그 공간에서 대중예술이 범하기 쉬운 오류를 철저하게 차단하고 있다.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다음달 29일 '코미디 리사이틀'이 열리기로 돼 있다. 방송을 통해서 보던 코미디 프로그램을 무대 위에 올려보겠다는 시도는 서울의 소극장을 중심으로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하지만 그 공연들은 소극장이나 시민회관 같은 대중예술이 충분히 설 수 있는 공간에서 이뤄졌다. 그런데 경주의 하나밖에 없는 정통 예술공간에서 코미디 리사이틀을 연다는 것은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물론 코미디도 무대예술 중의 하나다. 이제는 과거 악극들이 희극이라는 장르로 분류돼 고급 무대에 서는 경우도 흔하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의 근대문화유산 중 하나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불특정다수가 방송을 통해 쉽게 누릴 수 있는 코미디를 고급 무대에 올린다는 것은 도대체 무슨 의도인지 짐작할 수 없다.
시민들의 문화적 수준을 최대한 배려하고 격조 높은 공연문화를 선봬야 할 문화의전당이 그런 공연을 유치한 것부터 발상이 잘못됐다. 아직 한 달 정도의 기간이 남았다. 예술의 전당이 아니라 서라벌문화회관이나 다른 공연장으로 장소를 옮겨 개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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