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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엎어진 마애불 도지사의 용단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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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8-11-19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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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8일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이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을 일으켜 세우는데 문화체육관광부의 관심과 협조를 당부한 데 이어 경상북도도 마애불 복원 사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철우 경북 도지사는 18일 남산 열암곡 마애불을 탐방하고 불상을 일으켜 세우는 방법 등에 대해 문화재 관계자들과 의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마애불은 8세기 후반 통일신라 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며 당시의 불상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현재 문화재청에 보물 지정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그러나 이 마애불은 2007년 5월 발견된 이후 10년 넘게 엎어진 채 땅을 보고 있다. 문화재청 등에서 마애불을 원위치로 복원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였지만  불상을 새긴 돌의 무게가 70여 톤이나 돼 세우는 데 상당한 기술이 필요한 상태다. 열암곡 마애불은 머리에서 발끝까지 460cm, 발아래 다섯 장의 꽃잎으로 이뤄진 연화대좌가 100cm, 전체 높이가 560cm에 이를 만큼 거대하다. 불상 자체의 무게가 워낙 무거워서 불상을 세우는 입불(立佛)이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돼 엎어진 불상을 90도로 돌려 와불(臥佛) 형태로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아직 실현되지 않고 있다.

   경주시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입불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맡겼고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전통적인 공법으로는 입불이 어렵고 지반을 보강한 뒤 호이스트 크레인이라는 장비를 이용하면 마애불을 세울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 호이스트 크레인으로 입불을 하기 전 안전성을 파악하기 위해 모형실험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그러나 모형실험을 하기 위해서 24억원의 예산이 필요해 예산 부족으로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번 이 지사의 의지로 불상이 일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불상이 엎어져 있었던 덕분에 풍화 작용을 거의 겪지 않아 원형이 비교적 잘 남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볼륨 있는 얼굴과 날카로운 눈매, 도톰한 입술, 좌우로 벌어진 발이 특징으로 꼽힌다. 엎어져 있었던 것이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이 지사가 남산 열암곡을 직접 찾아 엎어진 불상을 직접 보았으니 일으켜 세우는 데 필요한 예산 확보는 그리 어렵지 않다고 본다. 귀한 보물급 불상이 제대로 일어선다면 불국정토 남산에 또 하나의 귀중한 문화재가 제 모습을 찾게 된다. 24억이 아니라 그보다 더 많은 예산이 든다고 하더라도 마애불이 일어서 제 모습을 찾을 때 얻을 수 있는 시너지 효과는 더 크다. 이 지사의 용단을 기다린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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