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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해연 결국 부산·울산으로 간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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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9-04-14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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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남권 원전해체연구소'가 부산시와 울산시의 접경지에 들어서는 것으로 확정됐다. 부산시와 울산시는 15일 고리원자력본부 홍보관에서 원전해체연구소 부산·울산 공동유치 MOU를 체결한다. 그동안 정부와 산업부, 부산시와 울산시, 심지어 경상북도와 경주시는 이 문제를 두고 무성했던 소문을 덮을 생각만 했다. 따지고 보면 지난 2월 처음 이 소문이 돌았을 때 산업부가 이미 결론을 내렸던 것이 아닌가 싶다.
 
 원전해체연구소는 수명이 다한 원전을 해체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역할을 한다. 그동안 정부는 원전해체 시장이 급성장하는 데 대비해 관련 기술을 축적하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동남권에 해체연구소 설립을 추진해 왔다.
 
 현재 국내에 가동 중인 원전은 모두 24기로 이 가운데 고리1호기를 포함해 모두 12기가 2030년에 가동을 중단한다. 한수원이 고리1호기를 2032년까지 7515억 원을 들여 해체하기로 한 것을 토대로 추정해 보면 수명을 다한 원전을 모두 해체하는 데 드는 비용은 10조원에 이른다. 원전해체가 2050년 이후까지 계속되면 440조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원전해체센터 유치에 뛰어든 부산시와 울산시는 갈수록 지자체간 경쟁이 과열하자 단독 유치가 어렵다고 결론내고 울산과 공동 유치하는 것으로 전략을 바꿨고 결론적으로 유치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부산시와 울산시가 최대 440조원에 이르는 원전해체 시장을 선점하는 것은 물론 세계시장도 주도적으로 장악할 수 있을 전망이다.
 
 부산과 울산과 함께 끝까지 경쟁했던 경주시에는 '중수로 원전해체연구 분원' 설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주에 위치한 월성원전은 1~4호기가 모두 국내 유일의 중수로 원전이다. 부산과 울산의 원전해체연구소에 비한다면 그 규모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경주시로서는 매우 불쾌한 일이다. 마치 도저히 경주 민심을 달랠 자신이 없으니 이것이라도 받으라는 식의 선심처럼 느껴진다. 이미 확정해 놓고 쉬쉬한 산업부가 괘씸하고 정부로부터 통보를 받고도 시민들에게 알리지 못한 경북도와 경주시가 무능해 보인다.
 
 중수로 원전해체 분원이 경주에 온다고 결정 났다 하더라도 이 씁쓸한 기분은 어떻게 감당할지 모를 일이다. 거울처럼 투명해야 할 공개경쟁의 과정을 쉬쉬하고 숨기려 했던 정부와 지자체의 태도에 깊은 회의가 든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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