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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박혁거세 동상 건립 반가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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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1-11-04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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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시조왕은 로물루스다. 그는 쌍둥이 동생 레무스와 함께 티베리스 강에 버려졌으나 그의 부친으로 알려진 마르스 신이 나타나 늑대의 보살핌을 받게 해 암컷 늑대의 젖을 먹고 자랐다. 나중에 그는 자신의 할아버지에게서 권력을 찬탈하고 자신을 강으로 유기한 작은 할아버지인 알바롱가 왕국의 아물리우스 왕을 죽이고 팔라티누스 언덕 기슭에 새 도시 로마를 건설했다.
   로마를 건국한 로물루스의 흔적은 로마 시내 곳곳에 있다. 암컷 늑대가 로물루스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동상이나 벽화, 회화까지 자세히 살펴보면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들은 한때 세계를 지배했던 로마제국을 건국한 로물루스의 공적을 생활 주변에 두고 기리는 한편 로마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었던 것이다. 그만큼 로마시민들은 자신들의 역사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는 증거다.
   신라 천년고도인 경주에 드디어 시조왕 박혁거세의 동상이 섰다. 늦었지만 환영할만 한 일이다. 시조왕은 고대 삼국을 통일한 신라의 천년 사직을 일으킨 공은 물론이고 재임하는 61년동안 나라 안팎으로 국가로서의 위상을 굳건하게 세우며 선정을 베풀어 백성들에게 칭송을 받았다. 시조왕의 탄생지인 나정과 승하 후 묻힌 오릉 등 유적은 있으나 아직 그를 상징하는 조형물이 없었다는 것은 많이 아쉬운 일이었다.
   우리나라는 역사적인 인물에 대한 기록이 문자로만 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시각적으로 쉽게 바라보며 그의 업적을 반추하고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조형물, 동상이나 회화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문화적으로 앞서가는 유럽의 각국이나 심지어 중국에는 곳곳에 역사인물을 기리는 동상이 우뚝 솟아 있어 그 지역의 정체성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경주에서 시조왕의 동상을 세운 것은 이제 경주가 신라천년의 고도이며 대한민국 역사와 문화의 근간을 이룬다는 것을 본격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앞으로 더 많은 인물과 역사적 사건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조형물이 시내 곳곳에 세워질 수 있도록 경주시가 본격적인 준비를 해야할 것이다.
   그리고 경주의 관문이면서 신라의 시작을 선언했던 혁거세의 유적인 나정과 오릉의 성역화 사업도 펼쳐야 한다. 신라의 시작인 역사적 장소에 대해 경주는 그동안 너무 방치했던 것이 아니냐는 아쉬움이 있다. 최초의 통일국가였던 신라의 시원을 알리는 시조왕과 관련된 유적을 널리 알리고 성역화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이제 시작할 필요가 있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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