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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구시 골목상권 활성화 주민 자율권 보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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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1-11-25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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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이 살아야 그 도시가 산다. 골목은 도시민의 숨결이 고스란히 담겨있고 애환과 생생한 삶의 모습이 축적돼 있다. 골목이 살아나면 그 도시에 활력이 돌고 역사적 정체성이 두드러진다. 그러나 우리는 골목에 그리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걸핏하면 큰 도로를 뚫고 그 도로변에 번듯한 시설물을 세워 사람들을 유혹한다. 그리고 골목은 어두워지고 시들해진다.
   외국의 대도시들은 골목을 잘 간직하고 있다. 마치 손금처럼 뻗어나간 골목길이 도시를 이루고 골목에 숨어있는 식당과 점포들이 관광객을 매료시킨다. 번듯한 유원지나 사적지보다 오히려 골목에 살짝 숨어있는 노포들이 훨씬 더 감동적으로 다가와 일부러 골목투어를 즐기는 여행자들이 많다. 그것이 곧 도시의 경제를 활기차게 한다. 시민들의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면 그 도시는 비교적 안정되게 살아가는 도시가 된다. 골목경제가 살아나면 얼마나 큰 영향이 있겠느냐고 말할지 모르지만 실제로 서민경제는 골목경제의 활성에 성패가 좌우된다.
   대구시가 코로나 사태로 침체된 대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골목경제권 육성에 나선다고 한다. 대구시는 240억원의 예산을 들여 '대구형 골목상권 활성화 중장기(5개년) 사업' 추진을 통해 오는 2025년까지 120곳 이상의 골목상권을 조직화할 계획이다. 또 대구를 대표할 수 있는 명품 골목경제권을 전략 육성하는 등 골목상권과 소상공인들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자생력을 키워 일상회복 시대의 지역경제 활력 회복을 적극 도모할 방침이다.
   대구의 소상공인 사업체는 2019년 기준으로 85.6%(전국 82.9%), 종사자 수는 36.5%(전국 30.8%)로 전국 대비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대구형 골목상권 활성화 사업은 1단계로 골목상권 기반조성 및 조직화, 2단계 골목상권 안정화, 3단계 골목상권 특성화 및 자생력 강화 등 세 단계로 추진된다.
   대구시가 이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하기 위해서는 대구시가 적극 개입해서는 안 된다. 골목상권의 특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주민이 우선적으로 판단하고 계획을 세우도록 해야 하고 대구시는 주민들의 결정을 존중하면서 전문가들의 도움을 곁들여주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
   만약 기관이 개입하게 되면 천편일률적인 골목으로 변하게 되고 각 골목이 가진 매력은 사라져 버릴 위험이 높다. 대구시는 '대구 골목상권활성화 추진단', '골목경제 닥터' 구축·운영 등 골목상인·유관기관·전문가 그룹의 광범위한 참여를 통한 거버넌스 구축으로 효율적이고 내실 있게 추진할 예정이라고 하지만 예산을 지원하는 기관이 감 놓아라 대추 놓아라 한다면 실패할 확률이 크다. 그 골목의 문화와 역사에 걸맞은 활성화 방안을 주민 스스로 도출해 낼 수 있는 자율권을 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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