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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09-02-11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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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측이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뇌졸중을 앓고 회복단계에 있다는 뉴스를 나는 사실이라고 믿는다. 김 위원장의 배는 ‘사장님 배’ 중에서도 심한 사장님 배였다. 심한 복부비만이었던 것이다. 더구나 김 위원장은 당뇨와 심장병 등의 병력이 있으니 뇌졸중을 일으킬 위험인자를 많이 가졌었다.

뇌졸중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꽤 흔한 질병이다. 그리고 뇌졸중의 위험인자는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심장질환, 스트레스, 비만, 과음, 흡연 등이 모두 뇌졸중의 위험인자다. 일부에서는 뇌졸중을 ‘사장님 배’를 가지고 있고 이런저런 병력을 가진 나이 든 어른들에게만 위험한 병으로 인식하는 일이 더러 있다.

우리는 주변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배와 같은 ‘사장님 배’를 가진 사람들을 점점 더 많이 보게 되었다. 그리고 냉정하게 말하자면 이런 사람들은 모두 김정일 위원장과 같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병력이 아직 없다해도 그렇다.

‘사장님 배’는 ‘생활습관병’이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뇌졸중, 심장질환 등도 사실은 생활습관병이다. 하루의 대부분을 앉아서 일하고 거리를 이동할 때 걷기보다는 자동차타기를 하는 식으로 몸을 되도록 움직이지 않는 생활방식을 영위하는 현대의 ‘선진화된’ 문화권에서는 생활습관병이야 말로 가장 무서운 병이다. 건강을 염려한다면 사회문제로 삼아야 한다. 그러나 생활습관병에 대한 인식이 아직은 그리 높지 못하다.

생활습관병의 발생에 관여되는 것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식습관, 생활방식, 환경적 요인 등이 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우리 삶의 질을 높여주는 것으로 간주되어온 모든 현대적이고 편리한 것들은 생활습관병 발병을 높여준다. 예를 들면, 자동차 이용의 증가, 고지방·고열량 음식의 만연, 가공 처리된 음식의 증가, 계절과 상관없이 나오는 과일들은 그간 우리 삶의 질을 높여준 것으로 환영받아왔지만 한편으로는 생활습관병의 증가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우리보다 생활습관병의 개념이 먼저 발달한 일본에서는 생활습관병을 예방하기 위한 전국민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일무 이소 삼다(一無 二小 三多) 운동’이 그것이다. ‘일무’란 금연을, ‘이소’란 적게 먹고(小食) 술을 적게 마신다는 것이고(少酒), ‘삼다’는 많이 움직이고(多動), 많이 쉬고(多休), 많은 사람과 사물을 접함(多接)을 뜻한다. 일본인들이 펼치는 이러한 운동은 생활습관병을 예방하는 데 확실히 도움이 된다.

생활습관병 발병을 막으려면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서 과연 쉽게 생활습관이 바뀔 수 있을까? 물론 대답은 ‘노(NO)’다. 현대인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스트레스에 대한 취약성이 증가하고 있다. 몸과 마음을 같이 치료하는 한의학적 입장에서 보면, 편리해진 생활로 인해서 상대적으로 나약해진 몸이 마음의 병을 이겨내지 못한다고 생각된다.

조선시대 퇴계 이황선생님은 ‘활인심방’(活人心方) 서문에서, “성인(聖人)은 병들기 전에 다스리고 의원은 병이 난 후에 고친다. 병을 다스리는 법이 이와 같이 두 가지이나 그 근원은 하나이니 모두가 마음에서 비롯하는 것이다. 마음이 고요하면 모든 일에 태연하고 맥박이 활발하나, 고요치 못하면 기혈의 흐름이 고르지 못하고 탁하여 백병(百病)의 원인이 된다.”고 적었다. 건강에서 정신적인 부분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강조한 명문장이라고 생각한다.
퇴계선생의 중화탕은 얼핏 보아서는 빤한 조언, 도덕교과서적인 내용, 자기 수양을 강조한 내용으로만 보인다. 그러나 찬찬히 한 자씩 읽어 가면, 편리함에 길들여지고 적자생존의 경쟁관계로 생긴 스트레스로 몸과 마음이 같이 약해져가는 현대인들이 마음의 쉼표 하나 찍어가며 마음을 돌릴 처방이다. 간강도 자기 마음에 달려있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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