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瓜田不納履(과전불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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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2-01-25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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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행(君子行)’에 ‘군자는 미리 방지하여 혐의 받을 염려가 되는 곳에 있지 말 것이다. 오이밭에서 신을 고쳐 신지 않으며 오얏나무 아래서는 관을 고쳐 쓰지 않는다’(君子防未然 不處嫌疑問 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고 했다.

본인이야 아니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것은 본인 생각일 뿐, 다른 사람은 그것을 알아주지 않는다.

선거철만 되면 공직자, 특히 고위 공직자들이 자신들의 앞날을 생각해 공직선거에 출마한 후보에게 보이고 싶어 하는 심리가 작용하기 마련이다.

물론 학연, 지연, 어떤 인연으로 인해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경우도 짐작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그것은 평소 때의 관계이지 지금 선거에 불이 붙어 후보자들은 죽기 아니면 살기식으로 혈안이 되어 있는 상황에 고위 공무원들이 사실 여부를 떠나서 그러한 자리에 있었다는 자체는 오해를 살만하다.

특히 술자리가 벌어진 상황에서 당사자는 어쩔 수 없이 참석한 자리라고 하지만 총선 예비후보자와 전혀 인연이 없는 사이도 아닌데 사회단체 간부들이 모인 좌석에서 본인은 아무말도 하지 않고 자리만 지켰다고 하면 그 말에 대한 신빙성이 있을 수 있는 것인가?

또 그 술자리 주변에는 이날 참석한 예비후보자의 반대측 후보의 지지자들도 있을 수 있는데 그들 또한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고 그 자리에 대한 소문이 일파만파로 번질 수도 있는 일인이다.

앞으로 선거관리위원회나 해당 기관에서 이에 대한 조사는 펼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당사자 본인도 선거와 전혀 관련이 없다면 조사 과정에서 충분히 해명이 될 것이다.

그러나 행안부나 선관위가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수차례에 걸쳐 공무원들의 선거 관여에 대해서 엄명을 내린 상황으로 본다면 쉽게 넘어갈 일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이러한 유사 사례들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특히 그동안의 사례로 볼 때 선거가 치열해지면 치열해 질수록 공무원들의 선거개입은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이 이번 총선을 변화와 개혁의 기회로 삼아 새로운 정치 문화를 만들려고 애를 쓰고 있다.

마찬가지로 공무원들도 이번 선거에 개입하는 사례는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선관위도 이러한 사례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감시의 고삐를 늦추어서는 안 될 것이다.

선관위가 경주시 고위 공직자의 선거 개입여부를 철저히 조사함으로서 다른 공직자들도 오해를 받는 일 자체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경고의 메시지가 될 것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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