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건강한 정신문화로 새로운 사회 분위기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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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0-10-22 19:11본문
여성들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제작해 유포하고 범죄집단을 조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텔레그램 '박사방'의 운영자 조주빈에게 검찰은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조주빈은 다수의 구성원으로 조직된 성착취 유포 범죄집단인 '박사방'을 직접 만들었다. 전무후무한 범죄집단을 만들었고, 우리 사회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충격에 휩싸였다"는 구형 이유를 들었다. 성범죄자에게 내리는 구형 치고는 최고형에 해당한다.
조주빈은 최후진술에서 "범행 당시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고민하지 않은 것 같다"며 울먹였다고 한다. 또 "검찰의 구형을 들어서가 아니고 피해자들의 의견을 들어보니 제 죄의 심각성에 대해 상기하게 됐다. 제가 당연히 해야 할 사과나 반성도 그들에게는 큰 아픔이 될 수 있겠구나 생각하게 됐다"고 반성하기도 했다. 또 "성(性)같은 것들을 저의 수단으로 삼아 범행을 저질렀던 것을 인정한다. 저는 아주 큰 죄를 저질렀고, 제가 변명하거나 회피할 수 없다"고도 했다. 조주빈은 최후진술에서 이밖에도 많은 반성의 발언을 했다. 체포 당시 "악인 조주빈의 삶은 끝났다"고 했던 말도 되풀이 했다.
우리는 그동안 성의 상품화에 무딘 사회에 살았다. 미성년자들도 모바일이나 인터넷을 통해 구애받지 않고 음란한 동영상을 즐겼던 적이 있다. 그런 사회가 막을 내린 것은 불과 1년 남짓이다. 조주빈은 성착취물을 유포하면서 돈을 벌었고, 거기에 묘한 쾌감도 느꼈다. 그러나 조주빈이 뿌린 동영상에 등장했던 여성들은 평생을 주홍글씨처럼 씻을 수 없는 고통과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살아야 한다. 물론 과거 음란 동영상에 등장하는 상업적, 직업적 등장인물들은 그 고통의 일부가 자신이 져야 하겠지만 소위 몰래 카메라에 담긴 여성들의 수치심과 공포감은 법정이 조주빈 일당에게 최고형을 내린다 하더라도 씻을 수가 없다.
역사 이래 남성 우월주의로 말미암아 여성이 성적 착취 대상이었던 길고 긴 시간은 끝나간다. 그러나 아직은 우리 사회에 그 잔재가 엄염하게 남아 있다. 더 이상 그 문화가 싹을 다시 피워서는 안 된다. 가장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범죄일 수 있다.
우리의 문화는 품격을 높여야 하고 정상적인 인간 사회의 재현이 돼야 한다. 은밀하고 소중한 사생활이 들춰지고 그것이 불특정 다수에게 공표됐을 때 느끼는 개인의 절망과 수치심을 생각한다면 다시는 이런 범죄가 발붙일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가 더욱 건강한 정신문화를 받아들여야 한다. 거기에는 매체의 책임도 크다. 선정적이고 저속한 문화를 양산하고 뿌리는 행위를 거둬들여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조주빈은 최후진술에서 "범행 당시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고민하지 않은 것 같다"며 울먹였다고 한다. 또 "검찰의 구형을 들어서가 아니고 피해자들의 의견을 들어보니 제 죄의 심각성에 대해 상기하게 됐다. 제가 당연히 해야 할 사과나 반성도 그들에게는 큰 아픔이 될 수 있겠구나 생각하게 됐다"고 반성하기도 했다. 또 "성(性)같은 것들을 저의 수단으로 삼아 범행을 저질렀던 것을 인정한다. 저는 아주 큰 죄를 저질렀고, 제가 변명하거나 회피할 수 없다"고도 했다. 조주빈은 최후진술에서 이밖에도 많은 반성의 발언을 했다. 체포 당시 "악인 조주빈의 삶은 끝났다"고 했던 말도 되풀이 했다.
우리는 그동안 성의 상품화에 무딘 사회에 살았다. 미성년자들도 모바일이나 인터넷을 통해 구애받지 않고 음란한 동영상을 즐겼던 적이 있다. 그런 사회가 막을 내린 것은 불과 1년 남짓이다. 조주빈은 성착취물을 유포하면서 돈을 벌었고, 거기에 묘한 쾌감도 느꼈다. 그러나 조주빈이 뿌린 동영상에 등장했던 여성들은 평생을 주홍글씨처럼 씻을 수 없는 고통과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살아야 한다. 물론 과거 음란 동영상에 등장하는 상업적, 직업적 등장인물들은 그 고통의 일부가 자신이 져야 하겠지만 소위 몰래 카메라에 담긴 여성들의 수치심과 공포감은 법정이 조주빈 일당에게 최고형을 내린다 하더라도 씻을 수가 없다.
역사 이래 남성 우월주의로 말미암아 여성이 성적 착취 대상이었던 길고 긴 시간은 끝나간다. 그러나 아직은 우리 사회에 그 잔재가 엄염하게 남아 있다. 더 이상 그 문화가 싹을 다시 피워서는 안 된다. 가장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범죄일 수 있다.
우리의 문화는 품격을 높여야 하고 정상적인 인간 사회의 재현이 돼야 한다. 은밀하고 소중한 사생활이 들춰지고 그것이 불특정 다수에게 공표됐을 때 느끼는 개인의 절망과 수치심을 생각한다면 다시는 이런 범죄가 발붙일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가 더욱 건강한 정신문화를 받아들여야 한다. 거기에는 매체의 책임도 크다. 선정적이고 저속한 문화를 양산하고 뿌리는 행위를 거둬들여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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