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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스타일 문화콘텐츠 개발에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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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3-07-21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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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가 경북스타일 문화콘텐츠 개발을 위한 ‘아시아 히스토리 콘텐츠’ 발굴 연구용역을 추진한다. 지역에 흩어져 있거나 묻혀 있는 역사자원을 발굴해 문화상품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이번 계획은 중국과 일본, 그리고 경상북도 지역의 역사자원을 본격적으로 들여다보는 기회를 갖는다는 차원에서 바람직한 일이다. 문화가 새로운 산업이라는 점을 주목한 결과물이다. 그리고 이러한 자원을 통해 새로운 축제상품도 구상할 예정이다.

그러나 용역에 착수하기 전에 몇 가지 짚어봐야 할 중요한 것들이 있다.

그 중 가장 염두에 둬야 할 것은 ‘스토리텔링’이라는 방식을 경계해야 한다는 점이다. 스토리텔링은 최근 몇 년간 모든 문화콘텐츠 발굴의 대명사처럼 사용돼 왔다. 스토리텔링이란 아는 바와 같이 한 가지 이야기 자원을 통해 각종 매체로 응용해 산업으로 전환하는 것을 말한다. 바로 ‘one source multi use’를 말한다. 이야기 자원을 영화로, 만화로, 게임으로, 심지어는 공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나라의 스토리텔링은 역사의 재해석을 뛰어넘지 못했다. 각종 역사극도 기존의 텍스트를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지자체의 스토리텔링, 이를테면 새로운 길을 만들어 놓고 견강부회의 이야기를 늘여놓는 정도였다. 우리나라의 스토리텔링은 의미 전달이 잘못됐고 큰 발전을 이루지 못했다.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 시리즈를 생산해 내지 못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번 히스토리 콘텐츠도 실패한 스토리텔링을 답습하면 곤란하다.

둘째, 본격적인 홍보에 집중해야 한다. 우리 문화를 알리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한류바람에 편승하겠다고 생각하면 난처하다. 그동안 불었던 한류는 대중문화가 주도했다. 그것으로 우리의 고급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것은 아무래도 부족한 듯하다. 홍콩의 영화가 80년대 엄청난 인기를 누리며 세계시장을 강타했지만 곧 주춤해졌다. 홍콩 영화가 홍콩의 정통문화를 홍보하는 효과를 주지는 못했다.

경북의 히스토리자원은 무궁무진하다. 신라문화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어 한국 고대사의 중요한 요소가 산재해 있다. 그리고 1천년 이전의 설화가 현장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다. 그 설화 중에는 중국과 일본의 설화와 유사한 것들도 있지만 우리만 가지고 있는 재미난 이야기 자원들이 널렸다. 그뿐인가. 유교가 한국에 정착하면서 한국의 정신문화를 꽃피운 현장이 경북에 있다. 잘만 가꾸면 세계적인 자원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 전통, 고급문화에 대해 세계인들은 낯설어 한다. 고작 중국의 아류로 치부하거나 일본의 것과 혼동한다. 그러므로 이것들을 새롭게 세계에 알리기 위한 특단의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셋째, 축제를 구상한다면 세계적인 규모의 축제를 만들어야 한다. 알다시피 지방자치제가 실시되고 난 후 각 지자체에서는 앞다퉈 축제를 개발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들은 국적불명의 동네 잔치에 불과해 문화관광상품으로 경쟁력을 가지는 것이 드문 실정이다. 이런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잘 만든 축제문화는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는다. 오랜 역사를 가진 세계적인 축제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결국 자신들의 전통문화를 응용해서 세계화시킨 것들이다.

일본이 자신들의 핵심 축제에 브라질 삼바축제를 원용한 예도 눈여겨볼 만하다. 자신들의 정신을 핵심 콘텐츠로 남겨두되 세계인들의 주목을 끌 수 있는 아이디어를 차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그리고 중국의 ‘인상 유삼제’, ‘인상 서호’, ‘인상 리장’도 한 번 들여다봐야 한다. 각 지역 소수민족의 삶과 문화를 영화감독 장이모우가 연출해서 만든 문화상품들이다. 이 작품들은 현장에서 엄청난 관광수입을 올리는 효자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본격 예술이 축제와 결합한다면 오랜 세월 퇴색되지 않는 품격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것들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으면 이번 용역은 역시 몇 가지의 역사나 인물을 울궈먹는 결과밖에 얻을 수 없다. 경북은 우리 민족의 뿌리를 안고 있는 지역이다. 경북이 앞장서 나간다면 대통령이 말한 ‘문화융성’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다만 서둘러 조잡하게 만들지 말고 오랜 시간 충분히 숙고해 제대로 된 결과물을 얻게 되기를 바란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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