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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뀌는 명절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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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3-09-12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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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명절이 되면 경기가 지난해보다 못하다고 한다. 최근 들어서는 한 번도 경기가 좋아졌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이번 추석에는 침체된 경기를 반영하듯 실속형 저가 선물세트가 많이 팔린다고 한다. 가격으로는 1만원~3만원대다. 명절에 마음을 전하는 전통이 유독 강한 우리 민족의 정서로 봐서 해마다 명절이면 마음이 쓰이는 판국에 이런 트렌드는 매우 바람직하다 하겠다.
대형 유통업계에서는 3만원 미만의 선물세트가 올 추석 선물 판매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양말, 식용유, 목욕용품 등이 주종이다. 한 대형마트의 분석을 보면 3만원 미만의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보다 311%나 증가했다. 전체 판매의 88.1%에 이른다.
이 같은 저가 선물세트의 선호는 오프라인 매장 뿐만 아니라 온라인에도 마찬가지다. 온라인에는 5천원 이하의 초저가 선물 세트도 선보이고 있다.
경기가 나빠졌다고 하지만 택배업체들은 지난해 보다 약 10~30% 정도 배송물량이 늘었다고 한다. 이 같은 현상은 예년에 비해 길어진 명절 연휴를 이유로 들 수 있다. 길어진 연휴를 이용해 가족여행을 떠나는 가정이 많아졌고 직접 방문할 수 없는 상황에서 택배를 이용한다는 것이다.
세태는 달라지고 있다. 선물은 전하는 이의 마음이 담겨져 있다. 정성을 들인 선물인지 마지못해 전하는 선물인지 받아보는 사람은 금방 알 수 있다. 가격의 고하를 떠나서 전하는 이의 진심어린 감사의 마음을 담아야 한다. 직접 만든 음식물이나 손수 만든 수제품 등은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선물이 될 수 있다. 시간이 들더라도 정성을 들인 것이라면 받는 이를 행복하게 할 수 있다.
이제는 명절 때마다 골머리를 싸매는 선물 고민에서 벗어날 때도 됐다. 설령 선물이 오고가지 않더라도, 혹은 방문하기 어려운 상황이어도 전화 한 통으로 서로의 정성을 주고받을 수도 있다. 고가의 선물은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 모두 부담스럽다. 올해 상품권 구매가 뚝 떨어졌다는 분석도 있는데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경기가 좋아지는 경우는 앞으로 매우 힘들 것이다. 경제규모는 발전하지만 체감 경기는 날로 악화될 것이다. 특히 명절 경기를 노리는 것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세태가 바뀌기 때문이다.
다만, 명절을 통해 가족애를 다시 확인하고 따뜻한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은 고금을 막론하고 변함이 없어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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