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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교권이 살아야 미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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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북신문 작성일20-05-14 19:08 조회6,15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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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모교의 교정에 우뚝 솟은 플라타너스를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하는 이들이 있다. 그만큼 학창시절이 인생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가를 말해주는 경우다. 비록 가난한 시절 과밀학급의 척박한 환경 속에서 교육을 받았지만 당시를 생각하면 아련한 그리움에 쌓인다. 함께 콧물 흘리며 아웅다웅했던 학우들은 모두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몽둥이 들고 호령을 치시면서도 작은 일에도 간섭하며 다독거려 주시던 선생님들은 안녕하신지 궁금하기만 할 것이다.
과거 가정방문이라는 제도가 있었다.
     선생님들이 자신의 학급 제자들 집을 일일이 방문해 가정형편을 살피고 일종의 맞춤형 교육을 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였다. 방과 후 선생님은 자전거를 타고 반장을 앞세워 가정방문에 나섰고 학부모들은 선생님을 대접하기 위해 고구마를 삶기도 했다. 그러나 어느날 이 제도는 슬그머니 사라져 버렸다. 가정의 사생활이 노출되는 것을 꺼려하는 개인주의 사회가 정착된 영향이었다.
     그리고 선생님과 학부모의 사이는 까마득하게 멀어져 버렸다. 일부 학부모회 간부 부모를 제외하고는 학교와의 교류가 차단된 것이다. 교권과 학생인권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학생의 인권보장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강화되면서 교권은 어처구니없이 추락했다. 회초리를 들던 전통적인 교육의 모습은 사라져 버렸고 혹시라도 선생님의 언사가 학생들에게 상처를 주지나 않을지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로 변해버렸다. 군사부일체라며 선생님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던 시절의 이야기는 케케묵은 옛말로 치부되고 있다.
그리고 코로나19가 닥치면서 학교는 텅텅 비었다. 온라인 교육을 위해 텅빈 교실에서 강의를 하는 선생님들의 목소리가 복도에 공허한 울림으로 퍼진다. 바뀐 담임 선생님의 얼굴을 한 번도 마주치지 못한 학생들이 수두룩하다. 졸업식과 입학식이 취소돼 허무하게 교정을 떠난 학생과 새로운 환경에 들어가 보지 못한 학생들이 있다.
     스승의날에 우리 교육의 현주소를 생각해 보면 코로나19로 인한 파행적 교육은 세계적인 상황이어서 그렇다 치더라도 나날이 삭막해지는 사제지간과 교권의 추락은 이 기회에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잠시 쉬어가는 이 시간적 공간에서 이 시대의 교권이 이대로 좋은지 반성해야 한다. 선생님의 권위가 사라져 버린 교육이 어린 학생들에게 무슨 희망을 심어줄 수 있는지 들여다봐야 한다. 학생의 인권도 중요하지만 선생님들이 존경을 받지 못하는 사회가 된다면 우리의 미래는 그리 밝지 못할 것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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