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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매너'로 지역 팬심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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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북신문 작성일15-11-01 18:53 조회5,84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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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이 2015프로야구에서 준우승에 그쳤다. 4년째 매년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던 삼성이 5차전에서 패해 준우승을 차지하자 많은 지역 팬들이 실망했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후 시상식에서 삼성선수단이 보여준 '매너'는 곧바로 그 실망감을 상쇄 했다. 삼성선수들은 경기 후 곧장 운동장을 떠나던 관례를 깨고 끝까지 3루 더그아웃 앞에 도열해, 두산의 우승 시상을 축하해줬다. 류중일 감독도 두산의 우승 시상식이 끝난 뒤 김태형 감독을 찾아가 직접 축하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한마디로 '아름다운 패자'의 모습을 보여줬다.
 1등만 있고 2등은 존재하지 않는 프로의 세계에서 '아름다운 패자'의 모습을 보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삼성선수들의 이같은 성숙된 모습은 류감독의 경험에서 나왔다. 지난 2011년 아시아시리즈 당시 삼성은 일본 챔피언 소프트뱅크를 꺾고 아시아시리즈까지 정상에 올랐다. 당시 시상식 때 2위를 한 소프트뱅크 선수단은 감독부터 선수들까지 모두 그라운드를 떠나지 않고 삼성의 우승을 축하해줬다. 류 감독은 그 모습에 감동을 받았고 언젠가 그런 자리가 생기면 자신도 그렇게 축하해주리라고 생각했다.
 대구경북의 삼성팬들로서는 우승을 못해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경기 직 후 삼성선수단이 보여준 훌륭한 '매너'는 우승을 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줄 만큼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더구나 한국시리즈 직전 터진 일부선수들의 도박 스캔들까지 희석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 물론 삼성선수들은 이같은 축하 자리가 어색하고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는지 모른다. 지난 해까지 4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으니 축하를 해주는 일보다는 축하를 받는 일에 더 익숙해져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삼성선수들은 기꺼이 이같은 축하해 주는 분위기를 연출해 한국프로야구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삼성의 이번 상대방 축하는 삼성선수단 자신에게도 보약처방이요 예방주사를 맞는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삼성은 준우승 뒤 다음해 기필코 우승이라는 등식을 만들어 왔다. 두산의 우승 시상식을 지켜보면서 우승에 대한 불타는 의지를 뼈 속에 새겼을 것이니 어떤 처방보다 효과적인 다짐의 자리가 됐을 것이다. 이런면에서 삼성은 곧바로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마음의 자세를 가다듬을 수 있었다. 더 큰 의미는 우리사회 일각에서 보여줬던 게임에 승복하지 못하는 자세를 가진 자들에게 일종의 본보기를 보여줬다는데 의미가 있다. 우승자만 빛나고 2등은 비참한 프로의 세계에서 '아름다운 패자'의 모습을 보여준 삼성선수단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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