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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관 특별기고] 카르텔 공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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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전문가 고영관 작성일20-12-03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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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전문가 고영관요즘 흔히 회자되고 있는 카르텔(Cartel)이라는 용어를 우리말로 쉽게 풀어쓰면 끼리끼리 문화를 말한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면서부터 가정이라는 조직에 소속되며, 겨우 언어를 익힐 무렵이면 어느 학교의 학생이 된다. 그리고 장성하여 사회인이 되면서 싫든 좋든 특정 집단의 일원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인데, 출신 가문이나 출신 학교 그리고 종사하는 직업군 등에 따라 형성되는 끼리끼리 문화는 집단 이기주의의 발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구분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구분하고, 차별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차별하라! 남녀를 구분해야 하고, 외모를 구분하며, 정상인과 장애인을 구분하고, 출신지역을 구분해야 하며, 학력을 구분하고, 직업을 구분하고, 금력을 구분해야 하며, 살고 있는 집의 평수를 구분하고, 심지어 타고 다니는 승용차의 배기량까지도 구분된다. 어디 그 것 뿐일까? 종교가 구분되어야 함은 물론이고 사상과 성향 역시 대단히 중요한 구분 기준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타인에 대한 구분과 차별은 필연적으로 타인이 나에 대한 구분과 차별을 만들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심하게 차별하고, 심하게 차별받는 삶이 옳은 것인가? 아니면 아무도 차별하지 않고, 아무도 차별 받지 않는 사회가 좋은 것인가? 라는 진부한 질문을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며, 다만 우리가 누구인가를 생각해 보고 싶을 뿐이다. 그러니까 타인은 과연 타인이며, 다른 집단은 정말 우리와 다른 집단일까?
 
  내 신체의 일부를 이루고 있는 손이 발을 차별하거나 눈이 귀를 차별한다는 소리를 들어보지는 못했을 터이다. 위장(胃臟)은 불편한데 대장(大腸)은 건강하다거나, 간장(肝臟)이 나쁜데 신장(腎臟)만 좋을 수 없는 것처럼, 아내는 불행한데 남편만 행복하다거나 자식은 불행한데 아비만 행복할 수는 없지 않을까?
 
  따라서 나아가 생각해 보면 이웃이 불행한데 나만 행복할 수 없고, 저쪽 사회가 불안정하면 이쪽 사회도 안정되기 어렵다는 것이 바로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류에게 주는 큰 교훈이 아닌가?
 
  원래 '카르텔'이란 서로간의 이익을 공유하기 위한 경제단체를 지칭하는 용어였지만, 산유국(産油國) 카르텔이 유가(油價)를 지킬 수 없었던 것처럼 특정 이익 단체가 만든 카르텔은 자신들만의 이익을 지켜내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공멸을 앞당길 수도 있다. 마치 심장이 욕심을 내어 혈액을 품고만 있으면 그 생명체는 결국 죽음에 이룰 수밖에 없는 이치와 다르지 않다는 얘기다.
 
  우리 사회 구석구석 깊이 만연한 이 끼리끼리 문화는 기본적으로 강한 배타성을 내포한 악습이요 병폐이기에, 이제 더 이상 용인되어서는 아니 되고 그 어떤 대가를 지불하더라도 카르텔 공화국은 반드시 무너져야 한다는 게 나만의 생각인지 모르겠다.
 
  기득권 카르텔의 완고한 저항은 충분히 예견된 일이였지만, 그것이 스스로에 대한 자해행위인지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듯한 어리석음에 연민마저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진시황(秦始皇)이 꿈꾼 영원한 제국은 어디 있으며, 불로불사(不老不死)를 향한 그의 집념이 오히려 그를 요절(夭折)케 하였다는 사실을 모르는가?
 
  모이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는 것이 코로나 바이러스 시대의 생존전략이란다. 그러니까 끼리끼리 모이면 함께 죽게 되고, 하나하나가 흩어져 자신과 타인을 살피게 되면 모두가 함께 산다는 것이 바로 이 시대의 명제임을 알았으면 좋으련만…  지금 우리사회를 양분(兩分)하는 것은 무슨 종교나 어설픈 사상이 아니라, 단지 기득권을 지키려는 무리들과 그것을 빼앗아야겠다는 사람들의 집단의식이 충돌하고 있는 과정이라는 게 내가 보는 현재의 대한민국이다.
IT전문가 고영관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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