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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스스로 방역수칙 무너뜨린 국회의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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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0-12-07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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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8일 0시부터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적용키로 한 가운데 50명이 넘는 국회의원들이 국회 본관 등 실내에서 집단적으로 시위를 벌여 논란이 되고 있다. 국민들은 코로나19로 말미암아 극도의 고통을 겪고 있는 마당에 누구보다도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켜야 할 국회의원들이 실내에서 집단 시위를 벌이는 것이 과연 온당한가라는 비판이 충분히 제기될 수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7일 오전 국회 본관 4층 법사위 회의장 앞에서 공수처법 처리 저지를 위한 시위를 펼쳤다. 시위에는 주 원내대표를 비롯해 의원 50여 명이 몰려들었다. 의원들은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법사위 회의장 앞 복도에서 일렬로 어깨를 맞대고 늘어서서 시위를 진행했다. 스피커와 마이크도 동원됐다. 의원들은 '의회독재, 공수처법 규탄', '민주주의 유린, 공수처법 저지', '친문 게슈타포, 공수처법 아웃' 등이 써진 피켓을 들고 "민주주의 유린하는 공수처법 철회하라"는 구호를 단체로 외쳤다. 또 돌아가며 마이크를 잡고 1인 자유 발언도 이어갔다. 권은희 원내대표 등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도 시위에 참가했다.
 
  정의당 의원들도 뒤섞였다. 강은미 원내대표 등 정의당 의원들은 오전 9시50분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촉구를 위해 고(故)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 씨와 함께 법사위를 항의 방문했다. 이들은 복도에서 약 30분 동안 머물면서 "거대 양당은 숨지 말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즉각 제정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국민의힘은 오후에도 시위를 이어가며 비상 상황을 유지하기로 했다. 시위에 참석한 의원 절반 가량은 도시락으로 점식 식사를 하며 국회 경내에서 대기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집회 시위의 경우 현행 2단계에서는 100인 이상 참여가 금지되고, 8일부터 적용되는 2.5단계에서는 50인 이상부터 금지된다. 또 집회 시위를 할 때에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켜져야 한다. 하지만 이날 법사위 시위에는 좁은 실내 복도에 의원들과 취재진까지 뒤엉켜 사회적 거리두기가 사실상 지켜지지 않았다.
 
  국민의힘과 참여 정당의 시위 목적이 얼마나 타당한 것인지는 차치하고 이 시국에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시위를 벌이는 것이 얼마나 한심한 일인지 개탄스럽다. 정치는 국민의 삶은 안전하고 평안하게 하는 것이 최종의 목적이다. 그러나 백척간두를 걷는 듯한 현재의 상황에서 국민들에게는 고통을 감내한 거리두기를 바라면서 국회의원들이 그것을 스스로 무너뜨렸다면 참으로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자신들의 정치적 소신을 전할 수 있는 방법은 열려 있다. 이 위중한 시국에 국회의원들과 취재진이 뒤엉켜 실내에서 시위를 한 것은 어떤 경위로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일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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