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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농촌문화 고스란히 간직… 양반 가풍 전해오는 `전동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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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식 작성일20-12-09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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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동리 전경.   
[경북신문=김영식기자] 감포읍 전동리(典洞里)는 옛날 이 마을에 옹기점이 있었다고 해서 전골이라고 불러오다가 나중에 전동리라고 개칭했다고 한다. 또 다른 이야기로는 신라 21대 소지왕 9년에 우편관리와 여행자들의 숙소를 제공하는 원을 이곳에 뒀다고 해서 전동이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전한다.

                    ↑↑ 허남극 이장(오른쪽에서 두번째)과 허남곤 새마을지도자(오른쪽에서 세번째)가 마을사람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전동리는 151가구에 275명의 주민이 살고 있으며 우마을, 서상, 큰마을, 동쪽마을 등 4개의 자연마을로 이뤄져 있다. 우마을은 옛날 우씨(禹氏)들이 집단적으로 거주했다고 해서 우마을, 혹은 우촌이라고 불렀다. 큰마을은 전동리의 본마을로 전동에서 가장 규모가 큰 마을이라고 해서 대촌, 혹은 큰마을이라고 불렀다. 이 마을은 조선 중종 때인 1519년 피난해 정착한 김해허씨 입향조 허동(許 )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서상은 전동의 서쪽에 위치해 있고 동쪽마을은 동쪽에 있는 마을이다.

                      ↑↑ 김해허씨의 제실 삼락당.   
  김해허씨는 1960~7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약 150가구에 이를 정도로 전동리는 김해허씨 집성촌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지금은 약 50여 가구에 불과하지만 당시 인구로 따지면 최소한 500명이 허씨였던 셈이다.

  허씨 가문이 세운 제실은 4곳이며 서당 1곳이 있다. 삼락당, 삼인제, 삼우정, 경묵제 등은 허씨 후손들이 각각의 선조를 모시는 제실이다. 이중 노천제는 서당으로 문중의 아이들을 가르쳤으며 주로 유교와 한문을 교육했다고 한다.

                      ↑↑ 연일정씨의 제실 영오정.   
  전동리 새마을 지도자 허남곤씨는 "추령재 너머 동경주에는 허·정·금(許·鄭·金)이라고 해서 세 문중이 가장 큰 문중이었다"며 "어일의 정씨 문중, 두산의 김씨 문중과 전동의 허씨 문중이 그것인데 그 가운데 허씨 문중이 가장 큰 문중이었다고 했다"고 말했다.

                      ↑↑ 수령 300년 된 당수나무가 지난 태풍에 부러져 버렸다.   
  그래서 전동리 주민들은 나름대로 양반마을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살았다. 허씨는 "우리 스스로 양반이라고 자칭하지는 않았지만 감포 바닷가 사람들이 '전동에 사는 허씨들은 양반'이라고 칭했다"고 했다.

                      ↑↑ 전동리 마을회관 앞에 있는 연자방아.   
  허남극 이장은 "전동에 남아 있는 정각은 나름대로 주민들의 자랑거리이기도 하지만 지금은 주민 대부분이 노령이어서 관리할 사람이 없는 실정"이라며 "이 마을에 살기 위해 새로 들어오는 사람이 없어 고민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전동리에 들어와서 생활이 안 될테니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 전동리의 최고령자 허이구 할아버지.   
  실제로 전동리는 바다와 가까운 곳이지만 바다와는 아무 상관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 주민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전통적인 농촌사회이기 때문이다. 허 이장은 "어업 기술이 발달되기 전까지는 농사를 짓고 살아가는 전동리가 잘 사는 마을에 속했다"며 "하지만 어업 기술이 고도화 되고 난 후부터는 바닷가 마을과 역전이 돼 가난한 마을로 전락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감포 바닷가에 사는 어민들은 해산물을 한 보퉁이 이고 전동리를 찾아와서 쌀과 바꿔가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전동리에는 이렇다할 만한 관광자원도 없다. 그래서 상업이 거의 없고 오로지 농업으로만 살아가지만 최근 들어 이농현상이 심화돼 농촌소멸 위기에 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허남곤 새마을지도자는 "경주시가 동경주 지원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바닷가 마을에 비해 전동리에는 거의 지원이 없는 실정이어서 소외감을 느끼기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득사업을 하려 해도 자원이 없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라며 "경주시가 농촌마을 발전을 위한 특별한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제1발전소 엔지니어링부 직원들이 전동리에서 환경정화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마을 최고령자는 허이구(90) 할아버지다. 허 할아버지는 6·25 참전용사다. 허 할아버지는 "군대에서 제대한 후 줄곧 이 마을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았다"며 "한때는 많은 주민들이 살면서로 형제처럼 지냈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마을을 떠나 텅텅 빈 느낌"이라고 말했다.

  월성원전의 자매부서는 제1발전소 엔지니어링부다. 서민호 과장은 "전동리는 아름다운 농촌마을이며 양반의 가풍이 잘 전해내려오는 곳"이라며 "지금은 노령화가 심화돼 앞으로 마을 발전을 위한 특별한 아이디어가 필요한데 자매부서에서 함께 고민하며 마을의 미래를 밝히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영식   749492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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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