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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춘의 詩의 발견] 어른과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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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前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 … 작성일20-12-14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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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前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 교수 김성춘사람은 누구나 슬픔을 먹고 어른이 된다
나이를 백 살이나 먹어도 슬픔을 먹지 못했으면 아이이다
나이를 다섯 살 먹었어도 슬픔을 먹었으면 벌써 어른이다

지난 봄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나는 예순이 넘도록 아이였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자 남의 슬픔도 내 슬픔이 되었다
남의 슬픔이 내 슬픔이 되는 순간
나는 처음으로 어른이 되었다

어른은 나이를 먹는다고 절로 되는 게 아니다
깊은 슬픔을 딛고 일어설 줄 모르면
누구도 끝내 어른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나는 예순이 넘고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자
비로소 알게 되었다

사람은 누구나 학식이 뛰어나고
재산을 많이 모으고 지위가 높아도 슬픔을 먹지 않았으면
그냥 아이일 뿐이다
사람은 누구나 슬픔을 먹고 어른이 된다
 -윤동재,'어른과 아이'
 
  탈도 많은 2020년, 올해의 무섭고 어두운 터널도 이제 쥐꼬리만큼 남았다.
 
  이 어두운 터널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그러나 이 긴 터널도 언젠가는 지나가리라.
 
  한 인간은 언제쯤 철이 들까, 언제쯤 어른이 될까, 시인은 나이를 다섯 살 먹어도'슬픔을 먹었다면' 어른이라고 말한다.
 
  또한 어른도 나이 먹는다고 그냥 어른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슬픔이 뭔가, 죽음만한 슬픔이 또 어디 있는가.
 
  사람은 슬픔을 먹고 어른이 된다!평범한 것 같은 이 진술이 독자에게 공감을 준다. 시인의 인식이 새롭게 느껴진다.
 
  경주 출신의 소설가 김동리 선생 생각이 난다. 동리 선생은 7살 즈음에 어릴 쩍 이웃 소꿉동무 '선이'가 어느 날 갑자기 죽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는다.
 
  소년 동리도 '아, 나도 곧 죽겠구나!'라는 죽음 생각을 하게 되고, 죽음에 대한 생각을 화두로 안고, 그때부터 동리 선생은 소설가로 성장해 간다.
 
  죽음에 대한 깨달음이 인간을 얼마나 깊게 만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까지 코로나로 인한 희생자가 2차 대전 때 사망한 사람 숫자에 맞먹는다고 한다. 엄청난 슬픔의 숫자이다.
 
  전쟁터 같은 사람들, 숨이 막히는 마스크를 낀 채, 슬픔을 먹고 사는 사람들, 이제 영혼이 좀 더 깊어지고 좀 더 맑아졌으면 참 좋겠다.
시인·前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 …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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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