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신문=이영철기자] 위급한 상황에서 응급실을 찾아온 환자를 진료 거부한 병원이 있어 진상조사를 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지난 22일 오후 4시께 포항시 북구 A병원 응급 대기실에 감기몸살과 고열증세를 보인 위급환자 S모씨(67·구룡포읍)는 A 병원에 전화를 걸어 자신의 병세를 설명하고 진료와 함께 입원을 요구했다.
　  그 후 병원 응급실을 찾아 대기하던 중 병원 측의 "코로나19 검체검사를 받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지난달 20일 남부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은 적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병원 측은 갑자기 S씨에게 "혈액검사 기계가 고장나 시간이 걸릴 것 같으니 다른 병원에 가서 입원하라"고 통보했다. S씨는 "심한 몸살 증상으로 다른 곳에 갈 힘도 없으니 여기서 기다렸다가 기계가 고쳐지면 진료를 받겠다"고 답하고 대기실 소파에 누워 있었다.
　  잠시 후 병원에서는 경비실 근무자 2명과 여간호사 1명이 다가와 "대기실 밖으로 나가 달라"고 요구했고 S씨가 거부하자 경비원 2명, 간호사 1명이 가세해 S씨의 멱살을 붙잡고 벽쪽으로 밀어붙였다.
　  S씨는 숨이 막혀 멱살을 놓아달라고 요구했으나 막무가내로 몰아붙이는 경비원에게 뺨을 때리고 겨우 풀려났다. 이 장면은 병원 대기실 CCTV에 고스란히 찍혔다.  　  이 같은 경위에 대해 병원 응급실 담당 간호사는 "우리는 할 말 없고 홍보실에서 답변할 것"이라고 설명을 회피했다.
　  또 사건 다음날 병원 업무과 직원은 "우리 경비원이 환자에게 뺨을 맞았으니 우리가 피해자"라며 "진료를 거부한 사실은 없고 혈액검사 기계가 고장이 나 다른 병원에서 진료받을 것을 종용했으나 환자 측에서 항의해 잠시 몸싸움이 있었고 그 와중에 경비원이 빰을 맞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S씨는 "문제는 병원응급실에서 간호원이 환자에게 대하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S씨는 "나이팅게일 선서에도 그러했듯이 '나는 인간의 생명에 해로운 일은 어떤 상황에도 하지 않겠다'고 했으면서 이를 어겼다"며 "응급실은 생명에 위독함을 느끼는 환자들이 급하게 찾는 곳이고 의지하는 곳인데 간호사는 담당 의사에게 보고를 하고 위급환자를 급히 응급실에서 진료를 받게한 뒤 상태에 따라 입원과 퇴원의 여부를 가려야 하지만 그 시간 병원의 담당 의사는 나타나지 않았고 간호사와 경비원만 대기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의료법 제 15조에 따르면 '응급환자인 경우 의료인은 응급의료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최선의 처치를 다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와 관련해 포항시 북구 보건소는 진상조사에 들어갔고 포항 북부경찰서 학산파출소가 사건 현장에 출동해 자세한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  이영철 기자
이영철   dldudcjf010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