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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례마다 행한 나눔 문화 `떡 만들기`, 신규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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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재 작성일21-06-08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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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재 권벌 종가의 불천위 제사에 올릴 완성된 편.  사진제공=문화재청   
[경북신문=장성재기자] 한국 대표 의례음식인 떡을 만들고 나눠 먹는 관습이 문화재가 된다.

문화재청은 '떡 만들기'를 신규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 예고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지정 예고의 대상은 떡을 만들고, 나누어 먹는 전통적 생활관습까지를 포괄한다.

떡은 곡식 가루를 시루에 안쳐 찌거나, 쪄서 치거나, 물에 삶거나, 혹은 기름에 지져서 굽거나, 빚어서 찌는 음식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백일, 돌, 혼례, 상장례. 제례 등 일생 의례를 비롯해 주요 절기와 명절에 다양한 떡을 만들고 나눠 먹는다.

떡은 한 해 마을의 안녕을 비는 마을신앙 의례, 상달 고사 등 가정신앙 의례와, 별신굿, 진오귀굿 등 각종 굿 의례에 사용되는 대표 제물이다.

그뿐만 아니라 오늘날에도 개업떡, 이사떡 등을 만들어서 이웃 간에 나누는 문화가 유지, 전승되고 있다.

떡은 한국인이 일생 거치는 각종 의례와 행사 때마다 만들어서 사회구성원들과 함께 나누어 먹는 음식으로 나눔과 배려, 정을 주고받는 문화의 상징이며, 공동체 구성원 간의 화합을 매개하는 특별한 음식이다.

의례별로 사용되는 떡은 상징적 의미가 깃들어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 이해에 매우 중요한 무형적 자산이다.

우리나라에서 언제부터 떡을 만들어 먹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청동기 철기 유적에서 시루가 발견된 점, 황해도 안악 3호분 벽화의 부엌에 시루가 그려진 점을 미루어 고대에도 떡을 만들어 먹었다고 추정된다.

 '삼국사기'에 떡을 뜻하는 '병(餠)'이 구체적으로 확인된다. '고려사', '동국이상국집', '목은집' 등 각종 문헌에서도 떡을 만들어 먹은 내용이 확인된다.

조선 시대에는 농업 기술이 발달하고, 조리가공법이 발전하면서 떡 재료와 빚는 방법이 다양해져 각종 의례에 떡이 보편적으로 사용됐다.

특히, 궁중과 양반가를 중심으로 떡 종류와 맛이 다양해지고 화려해졌다. 각종 고문헌에 기록된 떡이 200종이 넘을 정도다. '산가요록', '증보산림경제', '규합총서', '음식디미방'에 다양한 떡 이름과 만드는 방법을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인 한국 의례음식 떡은 각종 의례에서 다양한 상징적 의미가 있다. 백일 상에 올리는 백설기는 예로부터 깨끗하고 신성한 음식이라 여겨 아이가 밝고 순진무구하게 자라길 바라는 염원을 담았다.

팥수수경단은 귀신이 붉은색을 꺼린다는 속설에 따라 아이의 생에 있을 액을 미리 막기 위하여 올렸다.

백일잔치 후 떡을 백 집에 나누어 먹어야 아이가 무병장수하고 복을 받는다는 속설에 따라 되도록 많은 이웃과 떡을 나눠 먹었다.
 
전통 혼례 시 폐백을 보내는 납폐 때 신랑이 신붓집에 함을 가져 오면 그 함을 '봉치 시루'에 올리는데, 이때 봉치 시루 안에 붉은 팥 시루떡이 담겼다.

이 떡을 '봉치떡(봉채떡)'이라고 부른다. 봉치떡은 양가 화합과 혼인을 축복하는 의미가 담겼다. 

이외에도 회갑상과 제례에 올리는 '고임떡'은 각각 부모님 생신을 축하하고 만수무강을 축원하고, 돌아가신 조상의 은덕을 기리고 그 예를 다하는 의미가 있다.

1월 정초는 새로운 1년이 시작되는 때로 이 때 떡국을 먹으면 한 살 더 먹는다고 여겼고 추석 때 먹는 송편은 햇곡식으로 빚는 명절떡으로 조상께 감사하는 의미로 차례 상과 묘소에 올렸다.

특히 송편은 지역별로 다양하게 발달해 감자송편, 무송편, 모시잎송편 등이 있다. 예부터 처녀들이 송편을 예쁘게 빚으면 좋은 신랑을 만나고 임산부가 송편을 예쁘게 빚으면 예쁜 딸을 낳는다고 하여 송편 빚기에 정성을 다했다.

지역별 지리적 특성을 반영한 산물이 떡 재로로 활용된다. 강원도는 감자와 옥수수 생산이 많아 '감자시루떡', '찰옥수수시루떡' 등이 전승되고 있다. 

예로부터 쌀이 귀하고 잡곡이 많이 생산되는 제주도에서는 떡 재료로 팥, 메밀, 조가 활용되어 '오메기떡', '빙떡', '차좁쌀떡' 등이 전승되고 있다.

19세기 말 서양 음식문화 도입으로 우리 고유의 식생활에 변화가 생겨 떡 만들기 문화도 일부 축소됐다. 방앗간 증가로 떡 만들기가 분업화되고 떡의 생산과 소비 주체가 분리됐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다양한 떡이 지역별로 전승되고 있으며, 의례, 세시음식으로 만들고 이웃과 나누는 문화가 명맥을 잇고 있다.

이처럼 떡 만들기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한반도 전역에서 전승·향유되고 있다는 점, 삼국 시대부터 각종 고문헌에서 떡 제조방법 관련 기록이 확인되는 점에서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할 가치가 있다고 평가받았다.

또한 식품영양학, 민속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의 학술연구 자료로서 가능성이 높다는 점, 지역별 지리적 특성을 활용한 다양한 떡 제조가 활발하고, 지역별 떡 특색이 뚜렷한 점, 현재에도 생산 주체, 연구 기관, 일반 가정 등 다양한 전승 공동체를 통해 떡을 만드는 전통지식이 전승·유지되는 점도 평가받았다.

다만, 떡 만들기는 한반도 전역에서 온 국민이 전승·향유하는 문화라는 점에서 이미 지정된 '김치 담그기', '장 담그기'와 같이 특정 보유자나 보유단체는 인정하지 않았다.

문화재청은 8일부터 7월7일까지 30일 간 떡 만들기를 지정 예고하고, 예고 기간 중 각계 의견을 수렴한다. 이후 무형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무형문화재의 지정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장성재   blowpap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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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