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진 문화칼럼] 울어라 열풍아 > 실시간

본문 바로가기


실시간
Home > 건강 > 실시간

[이승진 문화칼럼] 울어라 열풍아

페이지 정보

예천교육장 이승진 작성일19-11-04 19:29

본문

↑↑ 예천교육장 이승진지난 10월 21일(월) 방송된 KBS '가요무대' 1633회에는 독일 국적의 가수 로미나(33)가 '울어라 열풍아'를 열창했다, BTS를 좋아할 나이(?)에 왜 로미나가 부르는'울어라 열풍아'에 감동을 받았을까? 가창력과 아름다운 미모 때문이었을까? 로미나는 우리의 엘레지 울어라 열풍아로 '못 견디게 괴로워도 울지 못하는' 수많은 시청자들의 손을 잡아주었고 나 역시 손을 잡은 그 중의 한 사람이었다.

  그 날은 '엘레지' 편이었다. 엘레지 편에 걸맞게 황혼의 엘레지(김상희), 누가 울어(배일호), 해운대 엘레지(김국환) 등 가요무대 애청자들이 좋아하는 엘레지가 열일곱 곡 불리어졌다. 엘레지는 음악에서 슬픔을 노래한 비가(悲歌)로 번역된다. 원래는 '슬픔의 시', '애도의 시'를 뜻하였고 18세기경부터 슬픔을 나타내는 악곡의 표제로 많이 쓰이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1633회에는 열일곱 명의 가수가 출연했는데 장보윤과 윤수연 등 30대 초반의 가수도 많았다. 울어라 열풍아를 열창한 로미나도 30대 초반이다. 연세가 높으신 남일해의 꿈속의 사랑 다음으로 출연하여 이미자의 '울어라 열풍아'를 자기 스타일로 무리없이 불렀다. 금발의 젊고 아름다운 로미나는 2009년 교환학생으로 한국 땅을 밟았다. 2012년 이미자의 노래를 처음 접하고 트로트 가수의 길로 들어섰고, 2014년에는 이미자 데뷔 55주년 콘서트에 게스트 가수로 무대에 올랐다고 한다. 2018년 미니 앨범 상사화를 발표했다. 이미자가 발굴했고 제 2의 동백아가씨라는 칭찬을 듣는다.

  로미나를 발굴한 이미자는 '엘레지의 여왕' '제2의 이난영'이라 불리어진다. 일백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가수라고 불린다. 이미자의 엘레지를 부르는 가수가 외국인이라는 것은 날로 뜨거워지는 우리나라 트롯 열풍(?)에 또 다른 의미를 더하는 것이리라. 제 2의 트롯 전성기를 이끌 차세대 트롯 스타에 로마나나 외국인을 기대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로미나가 불렀던 울어라 열풍아는 동백 아가씨와 더불어 6,70년대 한산도 백영호 이미자 트리오가 대량 생산(?)한 노래 중에서 '불후의 명곡'으로 재생산을 거듭하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단조 트로트의 특성과 생명력을 잃지 않는 엘레지의 마력 때문일 것이다.

  '1절' 못 견디게 괴로워도 울지 못하고 가는 임을 웃음으로 보내는 마음 그 누구가 알아주나 기맥힌 내 사랑을 울어라 열품아 밤이 새도록, '2절' 임을 보낸 아쉬움에 흐느끼면서 하염없이 헤매 도는 서러운 밤길 내 가슴에 이 상처를 그 누가 달래주리 울어라 열풍아 밤이 새도록(작사 한산도 작곡 백영호 노래 이미자)

  만약, 내 사랑이 지금 1절의 노래 말처럼 못 견디게 괴로워도 울지 못하고 가는 임을 웃음으로 보낸 사람 때문에 울고 있다면? 내 가슴의 이 상처를 그 누가 달래주느냐고? 이건 '매우 곤란'으로 울어라 열풍아를 불러야할 상황이다. 로미나의 음성과 표정으로 이 노래를 부르는 사랑을 바라보는 사람도 기가 막혀 가는 임을 웃음으로 보내며 밤이 새도록 울어야 할지 모른다. 

  이 노래에서는 '기막힌'보다 '기맥힌'이 잘 어울린다. 그 날, 로미나 역시 '기막힌'을 이미자처럼 '기맥힌'으로 불렀다. 로미나도 기막힌 사랑이 있었는지 '기맥힌 엘레지'를'웃음으로'불렀다. 우리의 엘레지를 잘 소화해주는 로미나가 무척 가깝게 느껴졌다. 이 노래의 핵심은 시작과 끝에 있다. 6,70년대 누구나 겪던 '못 견디게 괴로워도 울지 못하'는 자신의 상황을 열풍에게 밤이 새도록 울어 달라 부탁한다. 열풍은 사전적으로 뜨거운 바람으로 몹시 사납고 거세게 부는 바람을 의미한다. 또 매우 세차게 일어나는 기운이나 기세를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말이기도 하다. '울어라 열품아'는 영화 '열풍'의 주제가인 동시에 기막힌 상처를 가진 모든 사람들의 주제가이면서 심리적으로는 우리를 치료하는 치유의 노래가 되기도 한다.

  1633회 가요무대는 밤이 새도록 울어주는 엘레지의 열풍 무대였다.
예천교육장 이승진   kua348@naver.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이메일무단수집거부
Copyright © 울릉·독도 신문. All rights reserved.
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