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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흠 목요칼럼] 여름 같지않은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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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칼럼니스트 홍종흠 작성일21-08-04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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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칼럼니스트 홍종흠말복도 이제 며칠 남지않았다. 삼복의 한더위가 코로나19 팬데믹에 지친 사람들을 녹초로 만들고 있다. 어느 여름인들 숨막히는 더위가 없었던 적이 있었던가마는 그래도 더위는 더운 계절다운 운치와 낭만, 재미들로 솔솔한 멋도 함께 했다. 그러나 올해는 숨막히는 기온에도 마스크까지 써야하고 질병의 공포마저 동반해야하는 고통은 여늬 여름의 재미와 풍미를 모두 앗아가버렸다. 여름 같지않는 여름이다.
   사람에 따라 여름에는 산계곡을 선호하는 이도 있고 바다를 사랑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느 경우든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과 음식 등으로 분위기가 갖추어져야 하지만 그런 기회를 만들기 어려운 것이 코로나 펜데믹의 여름이다.
   물론 이런 상황에도 산과 바다를 찾는 이들도 있겠지만 집에서 선풍기나 에어콘을 켜놓고 상상과 추억의 여름을 즐기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과거의 재미 있었던 여름 추억과 옛사람들의 기행문 속에서 머리를 식혀보는 것을 궁상맞다고만 치부해버릴 일은 아닐 것같다. 상상의 바캉스로도 짜증을 날려버릴 수 있지않을까.
   16세기 이황의 문인인 이덕홍이 현 경주의 대종천 하구를 그쳐 동해안으로 여행하면서 남긴 여행기 동경유록(東京遊錄)은 5백년전의 동해안 모습을 실감케 한다. 그가 여행했던 날은 날씨가 좋지않아 동해안에 파도가 심했을 때였다. 대종천을 따라 지금의 대본해수욕장으로 내려가면서 그 지역을 이렇게 묘사해 놓았다.
   '시내를 따라 내려가다가 점차 바다 입구에 가까이 이르니 황무지가 넓게 펼쳐져 있고 닭과 개소리가 들렸다. 길가에는 한쌍의 탑이 있으니 곧 신라시대 감은사 터다. 바닷가에 숙소를 잡고 비로소 큰 바다를 바라보니 안개와 구름이 하늘을 가리고 바람과 파도는 마치 산과 같아서 하늘과 물이 맞닿아 모습을 분간할 수 없었다'
   지금 대본리 일대의 이견대와 대왕암 등의 바다와 주변경관을 현장감 있게 표현해 놓았다. 감은사 일대에서 바다에 이르기까지 집들이 별로 들어서지 않은 당시로서는 동해안으로 뻗은 산과 바다만이 사람을 압도했을 것이다. 이어 감포로 이동한 후 바다에서 뱃놀이와 고기잡이를 했던 사실을 이렇게 적어놓고 있다.
   '바다입구에서 몇리쯤 들어가서 고기잡는 사람을 불러 전복과 고기를 잡아달라고 했다. 그 사람이 맨몸으로 물에 뛰어들자 다른 어부들도 함께 뛰어들어 물결을 차고 수영을 하면서 번갈아 물에 들어갔다 나오면서 백여 마리를 잡았다. 혹 회를 뜨기도 하고 혹 구워서 먹으니 그 맛이 매우 좋았다. 정군(심부름하는 사람)을 데리고 해변을 따라가니 길가에 바다 둑과 돌 봉우리, 가파른 암석이 있다. 말에서 내려 시를 읊었다'
   당시 바다엔 많은 고기들과 조개들이 서식했기 때문에 이렇게 해물들을 한껏 즐길 수 있었을 것이다. 지금 동해안에 어족자원이 고갈된 상황과 비교해 보면 너무나 안타깝다.
   코로나19의 창궐로 조상 때부터 사랑해 왔던 여름바다를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다. 오랜 역사가 깃든 바다의 정취와 낭만을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포항시가 벌이고 있는 이번 여름 안전한 해수욕장 이용을 위한 코로나 방역 3행3금 캠페인은 역병 속에서도 피서와 함께 바다를 즐기는 방법으로 지속적 관행이 되어야 할 것같다.
   의료계는 코로나19의 예방과 치료의 전망이 불확실하고 이런 역병의 변이형태들이 지속적으로 인간을 괴롭힐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의료계는 코로나의 치료와 예방약 뿐만아니라 우리의 생활방식도 이같은 역병의 장기적 변화추이에 따라 변해야한다는 전망이어서 이를 깊이 새겨볼 수밖에 없다.
시사칼럼니스트 홍종흠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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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