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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관 기고] 신(神)의 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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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탈영상복원전문가 고영관 작성일19-11-06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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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탈영상복원전문가 고영관공무원들이 하는 말 중에 내가 가장 신뢰하지 않는 말이 '예산과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인데, 출근부에 도장 찍고 온종일 무슨 일이 그렇게도 바쁜지는 모르지만, 외부에서 보기에는 참으로 한가해 보이는 공무원들도 늘 하는 말은 바쁘다는 것이다.

  물론 공무원도 직종에 따라 정말 과로에 내몰리는 사람들이 없지야 않겠지만, 내가 보기엔 우리나라 철밥그릇 공무원들이 기득권에 편입되면서 대체로 나태한 매너리즘의 늪에 깊이 빠져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있다.

  어느 시골 면사무소를 감사했더니, 세 명의 창구 여직원이 1주일 동안 한 업무라고는 주민등록확인서 몇 건 발급이 전부더라는 말을 어디서 들은 기억이 있는데, 만일 그게 사실이라면 일반 기업체에서 어디 가능하기나 한 일일까?

  최소한의 인력으로 최대의 업무 효율을 기대하는 사기업(私企業)과 달리 공기업(公企業)이나 지자체 출연기관들이 경쟁력이 부족하고 적자를 낼 수밖에 없는 원인도 공직자 근무태도의 연장선상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인데, 공무원이든 공기업이든 정치인이든 국록을 받는 사람들이라면, 일반 사기업 직원들보다 더 무거운 책임 하에 더 열심히 일해야 옳지 않을까?

  재수 없이 비리행위가 적발되어 옷을 벗는 공무원은 있어도,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다 하여 해고되는 공무원을 나는 단 한 사람도 본 적이 없다. 그러니까 정해진 날짜에 또박또박 월급을 받으면서 출근만 잘하면, 일정 등급까지의 진급은 물론 호봉 승급이 오토매틱으로 이루어지게 마련이니, 그래서 우리나라 공무원 직을 신(神)이 내린 직장이라 하여, 젊은이들이 그렇게도 선망하는가?

  신분상승을 위한 최고 수단으로 회자되는 사법고시도 그렇고, 9급 공무원을 뽑는 채용시험도 마찬가지로, 일생에 단 한 번의 시험만 통과하면 평생이 보장된다. 일이야 잘하든 못하든 정년이 보장될 뿐만 아니라 퇴직 후에도 종신 연금까지 국가가 책임지니, 어찌 공무원을 신이 내린 직업이라 아니 할 수 있겠는가?

  자동차 운전을 한 번 배워 면허시험에 합격한 사람들은 평생 운전방법을 잊어먹을 염려가 없다. 그러나 운전자격은 정기적으로 적성검사를 다시 하여 운전면허를 재발급 받는다. 거기다가 중대한 사고를 저지르면 그 즉시 자격이 취소되지 않는가? 그런데 왜 공직자들은 단 한 차례의 자격시험으로 종신을 보장하는 것이며, 특히 법조 공무원들은 파직을 당해도 법조인 자격이 취소되지 않는 것일까? 내가 보기엔 우리나라 공무원법 자체가 출발부터 이미 민간과의 형평성에 문제가 있는 불공정한 법으로 여겨지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청년 실업난 해결에 보탬이 될는지는 모르지만, 한 번 채용되면 어떻든 종신이 보장되는 공무원 수 늘리기에 내가 동의하지 못하는 이유도 그것인데, 우리나라 기득권들이 자신들의 기득권 보장을 위해 모든 공무원들을 기득권 내에 편입시킬 필요성이 있었던 게 아니었을까? 엄연한 불공정도 장기간 고착화 되면 사람들에게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지기 쉽다. 사회 곳곳에서 관행화된 불평등도 문제지만, 이미 제도화된 불공정도 시정되어야 한다는 게 내생각인데, 만일 엉터리 판결을 하는 판사나 엉터리 수사를 하는 검사가 있다면 당연히 자격 재심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그 외 지방 공무원을 포함하는 모든 공무원들 역시 처세 능력이 아닌 근무실적을 철저히 평가하여 고가에 반영함이 옳고, 주기적으로 실력과 근무 성적을 점검하여, 재임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형평성의 원칙에 부합한다 할 것이다.

  절대권력이 부패하듯이 철밥그릇은 녹슬기 마련이다. 공무원들의 복지부동, 무사안일한 근무 태도와 비효율적이고 방만한 조직 운영이 얼마나 큰 사회적 비용을 낭비케 하는지는 제대로 연구된 결과조차 찾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 아닌가?
디지탈영상복원전문가 고영관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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