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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황리단길 삼킨 코로나19, 그래도 희망의 싹은 돋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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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재 작성일20-02-27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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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을 닫은 황리단길의 점포 모습   
[경북신문=장성재기자] "여기 거리 보세요. 손님 발길이 뚝 끊겨서...지난달에 세금 낸다고 다 털었는데 이번달 가겟세는 어떻게 낼지 갑갑합니다, 코로나 보다 장사안돼서 가게 문닫고 밖으로 내몰릴까 더 무섭습니다." 
황리단길에서 작은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경주시민 A(42)씨, 그는 요즘 손님 열 명도 못 채워 카운팅 없는 가게 포스기기와 달력에 표시된 말일 가겟새 내는 날짜를 쳐다보면 숨이 콱 막힌다고 한다. 
코로나19 국내 발병 39일째, 손님 뚝 끊긴 지역의 상권은 자영업자들의 목을 죄며 그야말로 불황의 늪에 잠기고 있다.  
                      ↑↑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긴 황리단길 거리 모습   
그동안 장사 잘 되기로 소문난 경주지역 핫플레이스 황리단길 마저 80%가 넘는 70여개 점포의 자진 휴업이 속출하고 있고, 황성동·동천동·성건동 등 일명 술집 골목은 저녁 6시 문을 연 업소를 찾아보기가 어려울 정도다.  
자영업자를 위한 정부 지원이 있다지만 신용보증에 기반한 대출 형식이라 '있으나 마나 한 정책'이라는 하소연도 쏟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A씨는 "가게 창업을 위해 이미 받을 만한 신용보증재단 대출은 다 받았는데 정부에서 내놓은 지원도 신용 보증과 다름없다"면서 "더 이상 담보 잡을 집도 없다. 차라리 가게 문닫고 환자가 돼 생계비 지원을 받고 싶은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가게를 차린지 1년도 채 안 된 주인들이 많아 빚더미에 오르고 있다"면서 "장사하는 주인뿐만 아니라 여기 일하던 직원과 알바생들도 갈 곳이 없어 발을 동동 굴리고 있다"라고 했다. 
                      ↑↑ 황리단길 상인들이 가게 문을 닫고 휴업을 하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의 칼바람이 지역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벼랑 끝으로 내 몰고 있지만, 그래도 건물주들의 자발적 임대료 인하 운동 등 고통을 분담하기 위한 지역민들의 작지만 따뜻한 희망의 봄기운은 불어오고 있다.  
대구·경북에서 자발적으로 번지고 있는 '착한 임대인 운동'이 대표적인 예다. 상가건물주와 세입자가 협의해 임대료를 낮추거나, 일정 기간 상가와 사무실 등을 무료로 빌려주는 '렌트-프리(rent free)' 등이 주요 내용이다.  
경주지역에서도 중심상가 연합회(회장 정용하)가 주도적으로 나서 경주시내 건물주와 함께 상가 임대료 인하 운동을 펼치고 있으며, 손종렬 전 경주청년회의소 회장은 황오동에 있는 자신의 건물 세입자에게 당분간 월세를 받지 않기로 선언했다. 
                      ↑↑ 황리단길 70여개 점포가 자진 휴업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시민들의 고통을 덜어주고자 마스크 무상 기증의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한수원 본사로부터 마스크 3만장(1억원 상당) 기증이 있었고, 재경 경주향우회(회장 백승관)에서도 3천장의 마스크(1천만원 상당)를 보내왔으며, 시외버스터미널의 황대원 회장도 27일 주낙영 경주시장을 찾아 마스크 구입비용 1천만원을 기탁했다. 
뿐만 아니라 이상복 경주빵(대표 최대환)에서는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들을 위해 200만원상당의 팥빵을 보건소와 동국대 경북병원에 제공했다. 또 아우름 봉사회(대표 김항대)에서도 60만원상당의 음료와 빵을 전달해 지역사회 훈훈하게 하고 있다. 
지역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시민들이 자영업자의 고통 분담을 위해 발 벗고 나서는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착한 임대인 운동'은 지자체와 은행·공공기관 등이 주도가 되어 확산돼야 한다"면서 "기금과 연금이 운영되고 있는 빌딩과 상가, 그리고 은행이나 공사들이 임대하고 있는 건물의 임대료를 낮춘다면 그 파급효과는 더욱 클 것"이라고 조언했다.
장성재   blowpap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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