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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의견 주도했던 경주출신 조희대 대법관 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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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식 작성일20-03-08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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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희대 전 대법관. 사진제공=뉴시스   
[경북신문=김영식기자] 경주출신 조희대 대법관(63·사법연수 13기)이 6년 임기를 마치고 지난 3일 퇴임했다. 
조 대법관은 ”눈(雪)을 퍼서 우물을 채우는 것처럼 정의와 화합의 샘물이 넘쳐흐르는 날이 언젠가는 반드시 오길 소망한다“는 준비했던 퇴임사 글을 남기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한 조 대법관이 많은 사람이 참석하는 퇴임식을 고사하며 6년 임기를 마치고 조용히 떠났다. 
조 대법관은 57년(만62세)생으로 경주시 강동면 유금4리에서 태어나 강동초, 경주중, 경북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1981년 제23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1986년 서울형사지방법원 판사로 법관 생활을 시작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 부산고등법원 부장판사,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제41대 대구지법 법원장, 제21대 대구광역시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을 거쳐 2014년 3월부터 대법원 대법관을 역임했다. 
이날 서울 서초구 대법원 11층 대 접견실에서 김명수 대법원장, 동료 대법관들과 함께 1시간가량 대화하며 6년간 대법관으로 근무한 소회를 얘기하고 인사를 나눴다. 오전 11시경 동료 대법관, 재판연구관들의 환송을 받으며 대법원을 떠났는데 기념 촬영도 하지 않았다.  주변에서 간소하게 퇴임식을 열자고 몇 차례나 요청했지만 끝내 사양했다.  
동료 대법관들은 “후배 법관들이 볼 수 있도록 퇴임사를 법원 내부망에라도 남겨 달라”고 했는데 조 대법관은 “조용히 떠나고 싶다”며 하지 않았다.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에서 보수 성향의 소수의견을 주도했던 조 대법관은 굵직굵직한 판결마다 다수 의견에 사실상 반대하며 소신 의견을 개진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경주 출신 조희대 대법관은 보수 성향으로 평가받아 왔다.문재인 대통령이 지명한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이후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소수의견을 가장 많이 냈다. 
지난 1월 전원합의체가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련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직권남용 혐의 대부분을 유죄라 판단했지만, 소수의견을 낸 대법관 중 1명이었다. 
특히, 청와대가 박영수 특검에 제출한 '캐비닛 문건'이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 "이를 토대로 작성된 조서도 증거 능력이 없다"는 유일한 의견을 냈다.  
  지난해 8월 박 전 대통령과 최서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국정농단' 사건 상고심에서도 다수 의견은 말 3마리가 '뇌물'이라는 것이었지만, 조 대법관 등은 '뇌물 여부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2018년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 때도 조 대법관은 "병역법 제88조 제1항의 정당한 사유에 양심적 병역 거부를 포함시켜 무죄선고를 가능하게 하는 해석론은 헌법에 위배되고 법리에 맞지 않는다"며 '유죄'라는 소수 의견을 낸 대법관 4명 가운데 1명이었다. 또한 퇴임 하루 전 소부 선고도 진행했다.  
  일반적으로 월요일에는 소부 선고를 하지 않지만 조 대법관이 “맡은 사건 중 끝낼 수 있는 건 끝내고 가고 싶다”고 해 이례적으로 선고를 했다. 
재판을 함에 있어 당사자의 의견을 경청해 해박한 법률 지식과 엄정한 재판 운영으로 국민들의 재판을 받을 권리를 충분히 보장해 주는 판사였다. 
조희대 대법관은 별도의 퇴임식도 없이 퇴임했지만 법원 안팎에서도 재판밖에 모른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만큼 임기 마지막 날까지 재판업무의 열정을 쏟고 아름다운 퇴장을 했다.
김영식   749492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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