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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특별기고] 가혹한 표현용어는 재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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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풍회장·교육학박사 김영호 작성일20-03-1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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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풍회장·교육학박사 김영호국회의원 예비후보자의 공천과 관련하여 생성된 용어를 보면, 배제, 탈락, 컷 오프(cut-off), 물갈이, 학살 등이 매체를 통해 표현되고 있어서 감관에 자극을 주고 있다.
     이들 예비후보자들은 저마다 유권자들로부터 지지를 받아 국정에 참여해 국가발전과 향민의 안락한 삶을 위해 기여해 보겠다는 뜻을 가진 저명인사들이다. 컷 오프 당하지 않고 경선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선발된 경우는 그중 엘리트라는 일반적인 우월감을 가질 수 있을 듯하지만, 그러나 경선에 참여하지 못한 다수인은 공관위로부터 부적합 판정을 받고, 배제, 탈락, 물갈이, 학살 등으로 마음에 상처를 받은 인재들이다. 이들의 심기는 출발점 의지가 여의치 못하여 아마도 매우 불편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탈락자들을 컷 오프, 배제, 탈락, 물갈이, 학살 등의 선택적 용어로 표현하고 있어서 심고를 가증시키는 것 같아 아름다운 용어라고 여겨지지 않는다.
     '컷 오프(cut-off)'는 정당에서 평가하는 척도에 의해 심사평가를 하여 예비후보자 중에서 약간 명을 공천에서 제외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서의 문제는 평가를 위해 만든 척도이다.  정치역량을 고르게 평가할 수 있는 척도를 제작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사천', '계파와 밀실 공천이 없는 청정한 공천, 살생부 지라시(chirash)가 없는 공천' 등의 말이 등장하고, 컷 오프 당한 일부 예비후보자들이 재심을 요구하거나 불만을 표출하는 것을 보면 공천척도의 완벽성과 평정의 적절성이 중요함을 느끼게 한다.
     '배제'는 받아들이지 않고 물리쳐 제외함을 뜻하는 말이다. 공천기준에서 볼 때 만족한 조건에 미흡하여 들어가지 못한 다는 가치중립적인 표현인 것 같다.  '탈락'은 규정의 범위에 들지 못하고 떨어지거나 빠지는 것을 뜻한다. 주체측이 이미 정해 놓은 선발 범위에 미흡하다는 것이다. 그 설정 범위는 예비후보자가 정한 것이 아니니, 범위에 들 수 있는 충분조건을 구족하지 못함의 원인은 예비후보자 자신이 지닌 것이라 할 수 있기에 그 본의에서 보면 경선배제의 원인에 대해 원망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컷 오프(cut-off)'는 정당에서 평가를 통해 후보자를 공천에서 배제 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물갈이'는 수족관이나 항아리에 담겨 있는 더러운 물이나 혹은 오래 담겨있었던 물을 새물로 바꾸어 가는 일이다. '물갈이 한다'는 말은 주체자가 하는 행위이고 '물갈이 당한다'는 것은 참여자가 당하는 타동사이다. 기관이나 조직적 차원에서 볼 때 기관이나 조직체가 생동감 나는 운영을 위하여 구성원이나 간부들을 비교적 큰 규모로 바꾸는 것을 '물갈이 한다'라는 용어로 표현하고 있다. 물갈이를 해야 하는 이유는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 기관이나 조직체가 설정한 목표를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행하는 인사조치일 것이다.
     '학살'은 가혹하게 마구 죽임을 뜻한다.  구월학살, 유대인 대학살, 일본군의 난징대학살, 독일의 슬라브인 학살, 소련군의 독일인 학살 등은 인류역사에서 잊지 못할 참혹한 무자비한 살상 사건이었다.
     구월학살은 1792년 9월 프랑스혁명 당시 파리에서 반혁명파의 용의자가 학살당한 사건이다. 정권을 잡고 있던 자코뱅파가 루이 16세를 반혁명죄로 처형시키고, 지롱드파를 거세하기 위하여 많은 반혁명파를 숙청하였던 것이다.
     유대인 대학살은 제2차 세계대전 동안 비무장 민간인에 대한 학살로서, 주로 점령군에 대한 복종을 강요하고, 레지스탕스에 대한 지원과 참여를 봉쇄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인종주의적 편견도 크게 작용한 학살사건이었다.
     나치는 사람을 신속하고 쉽게 죽이기 위하여, 아우슈비즈를 비롯한 네 곳에 정치범 수용소를 지어서 매일 처형자를 골라 가스실에서 학살을 하였다. 그래서 강제수용소의 굴뚝에는 매일 시체를 태우는 연기가 시꺼멓게 뿜어져 나왔다고 한다. 가스실에 학살당한 사람은 100만 명 내지 150만 명에 이르렀으며, 전체 유대인 사망자수는 600만 명을 헤아리게 되었던 것이다. 유대인의 반이 대학살 당한 사건은 사람이 시행한 참혹한 재앙이었다.
     배제, 탈락, 물갈이 등은 비록 표현이 다소 못 마땅하더라도 그 대상자는 생명을 보존할 수 있지만, 학살인 경우는 정서적으로 매우 불편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용어라 생각된다.
     '말 한마디에 천양 빚을 갚는다'고 했고, '바른 말 고운 말은 하자'고 가르쳐 왔듯이 행언이나 서어(書語)도 학살, 물갈이 등의 용어로 표현하기 보다는 고운 말로 적정하게 구사되었으면 한다. 공천탈락을 마치 반역도당과 같이 학살하고 더러운 물을 가듯 표현하는 것은 꿈과 희망과 의욕을 가진 그들 잠재 애국자의 인격에 맡지 않는 말일 뿐만 아니라, 날로 삭막해지고 있는 사회현실에서 볼 때 정서순화를 위해 가혹한 표현용어는 재고되어야 하고, 교육적 측면에서도 적합한 용어라고 생각되지 않기 때문이다.
정풍회장·교육학박사 김영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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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