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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관 특별기고] 춘래불사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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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전문가 고영관 작성일20-03-19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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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 꽃과 풀이 없으니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胡地無花草 春來不似春). 코로나 바이러스가 연일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에도 계절은 어김없이 찾아와 산과 들에 꽃과 풀이 돋아나고 있지만 봄을 차마 생각할 수 없으니, 모두가 은둔 아닌 은둔생활을 하고 있는 우리 처지에 어울리는 말이다.
     그러나 속담에, 넘어졌을 때 쉬어가라는 말이 있듯이, 차제에 좀 쉬어 간들 무엇이 크게 달라질까? 돌이켜보면 너무 쉼 없이 달려온 피곤한 인생들이 아닌가? 과로가 병을 불러오고, 병은 사람을 쉬게 하여 다시 건강을 찾게 한다. 꽃샘추위가 잦아들며 며칠 만에 따스한 봄볕이 들녘에 아지랑이를 만들고 있다. 모두 바이러스는 잠시 잊고, 자연 속으로 나아가, 일광욕이나 가벼운 운동으로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한다면 바이러스에 대한 내성도 좋아지지 않을까 한다.
     어떤 사람은 'COVID19'를 괴질(怪疾)이라 하는데, 잘못된 표현이다. 의학이 발달하지 못했던 그 옛날에, 원인을 알 수 없는 괴이한 질병이라는 뜻으로 갑자기 유행하는 전염병을 '괴질'이라 통칭하였는데, 이 COVID19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질병이 아니라, 감기 원인 균의 일종인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아직 백신이나 치료약은 없더라도, 감염 경로가 규명되어 있고, 소독이 가능하기 때문에, 대응만 잘 하면 관리가 전혀 불가능한 정체불명의 질병은 아니라는 얘기다.
     우리나라 방역진이 중국 발, 이 신종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고 있을 때, 서구 선진국들은 아시아에서 시작된 감염병을 강 건너 불처럼 여기고, 국경봉쇄나 하면서 아시아인들의 출입만 적절히 통제하면 될 것이라 생각한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그러나 어떤 매개체 없이 스스로는 단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는 그 작은 생명체들이 인간이라는 숙주에 편승하여 제트기를 타고 유럽대륙에 도착하는 순간, 그들은 드디어 마음껏 번성할 수 있는 '신천지'를 만난 게 아닌가?
     대체로 유럽인들은 친한 사람들끼리 만나면, 악수는 물론 서로 볼을 비비거나 입맞춤 등, 동양인들에 비해 스킨쉽이 좀 깊은 편이다. 거기다 우리보다는 식사시간에 말을 많이 하는 편이며, 더구나 유럽은 각 나라가 넓은 지역에 걸쳐 국경이 맞닿아 있고, 국가 간 이동 역시 자유로운 편이고보면, 바이러스들에게 자신을 널리 전파시킬 이 보다 더 좋은 조건도 없을 법하다. 예상했던 대로 전 세계에 의료재난사태가 선포된 가운데, 우리나라 역시 아직은 전혀 낙관할 상황은 아니지만, 급한 불은 꺼진 듯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어쩌면 유럽이나 아메리카 대륙은 지금이 시작 단계에 불과한 지도 모르며, 계절 독감처럼 갑자기 시작된 이 질병이 금세기 최악의 인류 대 재앙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대적 의료 체계조차 거의 없든 과거, 말 그대로 원인 불명의 치명적 괴질이 만연했어도 인류는 절대로 멸종하지 않았던 것처럼, 시간이 지나면 우리 인체는 스스로 새로운 질병에 대항할 항체를 가지게 될 것인데, 문제는 그간 얼마나 피해를 최소화 할 것인지의 여부가 우리의 노력에 달려 있지 않을까 한다. 실제로 프랑스와 영국 등의 나라에서는, 감기를 방역할 수 없듯이, 이 COVID19 역시 그 무서운 전파력에 대한 방역에 한계를 인정하고, 다수의 희생자가 발생하겠지만 강자는 스스로 체내에서 항체를 만들어 이 병을 이겨낼 것이라는, 듣기에 따라 자포자기로 들리기에 충분한 무책임한 정치인들의 발언이 나와 논란이 되기도 하였다.
     그에 비하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역학추적을 통한 방역으로 희생자를 최소화 하겠다는 우리나라 질본(疾本)과 의료 관계자들의 노력이야말로 전 세계 모든 국가들의 귀감이라 아니 할 수 없고, 여기서 어떠한 정치적 이해관계나 지역, 직업이나 종교에 관계없이 모든 국민들이 이 재앙적 질병 퇴치에 협조를 아끼지 말아야 함은 당연하다.
IT전문가 고영관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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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