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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패 책임` 황교안 사퇴…1년 2개월만에 멈춘 여의도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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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팀 작성일20-04-16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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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21대 국회의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총선결과 관련 입장 발표 마친 뒤 퇴장하고 있다. 뉴시스   
[경북신문=미디어팀기자]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5일 21대 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이날은 1957년 4월 15일생인 황 대표의 생일이기도 하다.

21대 총선에서 서울 종로구에 출마한 황 대표는 16일 오전 0시40분 현재 40.8%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후보(57.5%)에 밀려 낙선이 확실시됐다.

황 대표는 15일 오후 11시40분께 국회도서관 대강당에 마련된 선거상황실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이전에 약속한 대로 총선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고 모든 당직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 국가적으로 중요한 시점에 나라가 잘 못 가는 것을 막지 못했다"고 운을 뗀 뒤 "우리 당이 국민께 믿음을 드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모두 대표인 제 불찰이다. 모든 책임을 제가 짊어지고 간다"고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개표 결과 통합당은 종로에서 황 대표 낙선의 결과를 받았을 뿐 아니라, 전체적으로도 101~134석을 얻을 것으로 전망되며 민주당에 단독 과반의 승리를 안겨줄 것으로 예상됐다. 황 대표는 이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일선에서 물러나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제 역할이 뭔지 성찰하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스스로도 누차 말했듯 정치 신인이다. 자유한국당의 2·27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뽑히며 정치권에 본격 입문한 뒤 이번 총선은 선출직으로의 첫 도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년 2개월간 대표로서 당의 실질적인 결정을 주도했으며, 통합 과정에서도 보수야권의 핵심 리더였다.

대표를 지내면서 리더십에 대한 위기론이 수차례 제기됐다. 정부의 방향성에 반론을 펼치는 과정에서 장외집회와 삭발, 단식 등 강경 투쟁을 감행했지만 당시 급박한 현안이었던 보수통합에서는 진척이 지지부진했다. 당헌·당규에 어긋난다는 지적 속에서 나경원 전 원내대표의 재신임을 막으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본격적인 총선 국면으로 돌입한 후에도 잡음이 적지 않았다. 종로 출마 최종 결정에 시간을 끌어 너무 늦었다는 질타를 면치 못했고,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 취임 후 지역구 공천에서 각종 불만이 터져나왔지만 이를 잠재우지 못해 리더십 부재 비판을 받았다. 비례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에는 불출마한 한선교 의원을 보내 대표를 맡겼으나, 후보 선정 과정에서 '한선교의 난(亂)'으로 불릴 정도의 공천안이 등장해 충돌 끝에 명단을 뒤바꾸는 사고도 일어났다.

결국 이번 총선 결과는 황 대표가 차후에도 당을 이끌어갈 역량이 있는지 증명하는 바로미터가 된 셈이다. 민주당 세가 강해 험지로 평가받는 종로의 싸움에서는 패배하더라도, 총선 전반에서 통합당이 유리한 의석수를 점할 경우 당대표로서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었다.

그러나 투표함을 열어본 결과 100석을 간신히 넘는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예측되며 황 대표의 당권·대권 행보도 결국 멈추게 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결과에 황 대표 체제와 보수 가치에 대한 거부감이 작용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엄경영 시대연구소장은 "통합을 했지만 이 역시 황 대표 체제를 유지하면서 흡수 통합을 한 것이지 않나. 황 대표는 법률적 책임은 없을지 몰라도 국정농단에 정치적 책임이 있었기에, 그가 당에 오는 것 자체가 문제였다. 전당대회에서도 태극기의 전폭 지원이 있었다"며 "그것을 유권자들이 심판한 것으로 봐야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심판론을 들고 나왔는데 되치기를 당했다. 이런 진단은 결국 국민들이 보수 가치에 보수 담론까지 거부한 것으로 봐야한다"며 "기존의 보수 정치 지도자들에 대한 전면적 퇴장을 요구한 것이다. 문제는 이것을 수습하고 변화를 추동해낼 세력이 많지 않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황 대표가 물러난 후 통합당이 리더십 공백으로 혼란을 빚을 것으로 내다봤다.

엄 소장은 "지역구가 100석을 못 넘기면 책임론이 비등할 것이다. 황 대표 뿐 아니라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통합을 주도한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 공천 책임자인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과 이석연 부위원장까지 해서 '패배 5적'이 될 수 있다"며 "퇴진하면 당은 사실상 대혼돈으로 빠져들 것이고, 리더십 공백 혼란이 찾아올 것"이라고 짚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황 대표가 빠진 것으로 이제 '친박'으로는 더 이상 안된다는 게 확인됐다"며 "그럼 비박으로 가야 하고, 친박 청산을 못한 것을 마저 청산해야 하면 이념적인 지향 면에서 중도로 나와야 한다. 유승민과 원희룡, 안철수 등이 거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시스
미디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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