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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가정의 달에 전통 미덕을 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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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0-05-03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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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코로나19로 병원에 입원한 자신의 할머니를 살리기 위해 2주 동안 병원에 거주하며 극진히 돌본 청도군의 제빵사 박용하씨의 사연은 대한민국을 감동하게 만들었다. 박씨는 중증 치매를 앓고 있는 할머니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서 할머니가 입원한 포항의료원으로 한 달음에 달려갔다. 혼자서 병원 생활을 할 수 없는 할머니를 돌봐야 한다는 일념뿐이었다. 박씨는 4살 때 부모를 여의고 할머니의 품에서 자랐고 경산의 한 제과점에서 제빵사로 일하며 월 200만원을 벌어 할머니를 봉양하고 있었다. 할머니를 간호하던 2주 동안 할머니 곁을 떠나지 않았고 갈아입은 방호복만 20여벌에 달했다.
     박씨의 지극정성으로 할머니는 입원 15일 만에 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고 집으로 돌아왔고 다행히 박씨도 코로나19 음성 진단을 받았다. 박씨의 효행이 알려지면서 국민 상당수가 박씨와 할머니에게 성금을 보냈고 일제히 사라져 가는 효도의 미덕을 다시 생각하는 기회를 가졌다. '가정의 달'인 5월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 등 가족 혹은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기념일이 이어진다. 우리 사회가 선진국형 사회로 진보하면서 반대급부로 우리의 전통적인 가정문화가 사라져 가고 있다. 대가족 중심의 혈연사회가 퇴조하고 개인주의가 팽배하는 문화로 바뀌었다. 불과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이 같은 현상은 대도시에서 두드러졌지만 최근에는 지방의 소도시나 시골에까지 만연했다.
     과연 어느 것이 더 합리적이고 바람직한 것인지는 속단할 수 없지만 전통의 미덕인 효사상이 사라지고 교권이 추락하는 사회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는 그리 달가운 변화는 아니다. 특히 코로나19의 팬데믹 이후에는 무엇보다 가족과 집단의 협동심이 강조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방역 모범국가로 평가받는 데에는 바로 우리의 정서 밑바닥에 남아 있는 공동체에 대한 동류의식이 한 몫 했다. 서양에서는 개인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사회적 거리두기나 마스크 착용, 다중집합 장소 접근 자제 등이 쉽게 이뤄지지 않았고 집담감염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위기의 순간이 닥쳤을 때 가족과 집단의 동류의식이 얼마나 필요한지 잘 드러난다.
     '가정의 달'이어서 특별할 것은 없다. 매일이 어린이날이고 매일이 어버이날이며 스승의날이다. 그래야 한다. 우리의 아이들에게 올바른 세계관과 도덕성을 사랑으로 가르치고 어버이에게 효도를 통한 깊은 애정을 보내야 하며 스승의 은덕에 높은 존경심을 매일같이 보내야 한다. 그것이 동방의 예의 국가인 대한민국의 전통이며 우리의 역사가 유구하게 이어지는 근간이 되는 것이다. '가정의 달'에 우리의 전형적인 공동체 의식에 대해 다시 한 번 숙고해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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