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식 생활칼럼] 남편 좀 빌립시다 > 실시간

본문 바로가기


실시간
Home > 건강 > 실시간

[김혜식 생활칼럼] 남편 좀 빌립시다

페이지 정보

수필가 김혜식 작성일21-06-24 19:59

본문

↑↑ 수필가 김혜식영웅을 이젠 존경하지 않는다. 내가 무슨 여권 운동가는 아니나 적나라한 이들의 이중적 면모에 심히 실망해서다. 세상의 절반은 남자고 여자이다. 더구나 요즘처럼 양성 시대가 보편화된 시점에서 영웅들의 또 다른 얼굴을 떠올린다는 게 실은 불편하다. 하지만 역사적인 기정 사실이기도 하기에 언급할까 한다.
   무릇 세기적 영웅들은 여인네 육체를 성의 대상으로 삼아왔다. 로마의 속국이었던 이집트를 독립시키기 위하여 세기 미인인 클레오파트라는 시저를 유혹 했잖은가. 이 때 시저는 클레오파트라와 나일강을 따라 에디오피아 국경까지 2개월에 걸친 여행길을 동행 했다.
    타라메고스라 불리는 넓은 침대를 갖춘 요트 밀월 여행이었던 것이다. 이 달콤한 둘 만의 여행이 끝난 수 년 후 시저는 암살당했다. 그러자 안토니우스는 클레오파트라를 자신의 품에 안았다. 결국은 시저의 양자 아우구스투스 군사에 패해 그녀 가슴에 안긴 채 숨을 거둔 안토니우스지만 말이다.
   이밖에도 세기를 뒤흔든 영웅들 뒤엔 항상 아름다운 여인들이 포진한 채 그들의 심신을 자신들 치마폭에 감싸 안기 바빴다. 이로보아 전쟁도 평화도 여인으로 하여금 비롯되는 경우가 많았다. 여인이기에 공감 가는 부분도 있지만 이 또한 여인이기에 자괴감을 갖게도 한다. 어찌 여인이 지닌 미(美)가 육감적이고 성애의 대상이기만 한 것인가.
   진정 여인의 육체를 미적 화신으로 삼을 요량이라면 외형적 미에만 혹할 것이 아니다. 농밀한 내면적 미를 추구하고 그 가치를 인정해보라.
   참으로 신비한 것이 여인의 육체다. 남정네가 쏟아 놓은 정액 한 톨을 달갑게 받아 그것을 3백일이라는 긴긴 시간 혼신을 다하여 한 인간으로 창조해 낸다는 사실에 한번만이라도 경악해보라.
   생명 잉태 10개월, 그 열 달 동안 여인의 삶이 어떠하였을까. 그리고 뼈가 꺾이는 출산의 고통을 견디며 탄생시킨 생명, 그 생명을 헌신적으로 키워낸 모성애, 그 결과로 얻어진 것이 바로 오늘날 우리들임을 생각해야 한다.
   여인천하(女人天下)의 시대가 열렸다고 한다. 대한민국의 여인들이 이제야 대접을 받나 보다. 기분 좋은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바로 어제의 여인이 아니라, 오늘날 여인들이라는 점이다.
   생물학적으로 동물은 번식을 위하여 존재한다고 했다. 이것은 자연의 법칙이기도 하다. 그런데 요즘 여성들은 이걸 정면으로 거부하고 있다. 결혼이 꼭 필요한 것도, 2세를 반드시 가져야 한다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번식이 중지되면 종(種)이 사라지기 마련이다.
   만약 여인들이 본능적인 미에 스스로 도취되어 향락만 추구한다면 필연적으로 이 지구상에 인간이란 종은 사라지고 말 것이다. 이러한 미래의 불확실성을 여성 스스로가 조성해서야 되겠는가.
   여성만을 나무라는 것 같아 이쯤에서 접는다. '여자팔자 뒤웅박 팔자'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로 그간 여인들이 너무나 많은 푸대접을 받으며 살아왔기에 푸념 한번 늘어놔 본 것이다.
   경제권을 탈환(?)하고, 교육이란 기회를 균등하게 보장받고,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자손에게 성(姓)을 모계로 이어줄 수 있게 되었으니 여성 상위시대인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가수 미쓰에이의 '남자 없이 잘 살아' 이 노래 가사가 오늘따라 가슴에 와 닿는다.
   -'This is for all the independent ladies/ Let's go/ 나는 남자 없이 잘 살아/ 그러니 자신이 없으면 내 곁에 오지를 마/ 나는 함부로 날 안 팔아/ 왜냐면 난/ I don't need a man I don't need a man (What)/(중략)'

  이 유행가를 입속으로 흥얼거리노라니 언젠가 신문에서 읽은 해외 토픽 내용이 문득 떠오른다. 외국 어느 나라에선 남편도 빌려준다는 기사였다. 독신 여인이 어느 행사나 모임에 나갈 때 남편 행세를 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면 이를 대행해 주는 곳이 생겼단다.
    필요할 때 잠깐 남자를 빌릴 수 있다고 하니, 이젠 어쩌면 남편도 형식상의 남편을 따로 두고 사는 세상이 오지 않나 싶어 마음 한 구석이 무겁다.
   뿐만 아니라 돈만 있으면 불가능이 없는 세상에 굳이 결혼이란 굴레에 묶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단다. 이것이 젊은 여성들의 가족관이란다.
   하긴 어느 텔레비전 방송 프로그램인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해 인기를 모은 일본인 방송인이 있다. 사유리라는 여인이다. 이 여인은 남편 없이 아이를 출산해 스스로 미혼모를 자처하기도 했다.
   여성들이 진정 남자 없이 잘 살 수 있을까? 나 또한 목하 생각 중이다.
수필가 김혜식   kua348@naver.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이메일무단수집거부
Copyright © 울릉·독도 신문. All rights reserved.
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