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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폭탄주 돌린 군부대 왜 이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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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0-05-17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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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 부대의 어느 사단장이 지난 15일 연대장과 주요 참모 등 9명이 함께 폭탄주를 돌리며 회식을 한 사실이 한 언론매체에 보도됐다. 그것도 부대 근처 일반 음식점에서 해도 지기 전인 오후 6시 30분부터 8시 10분까지 약 1시간 40여분 동안 소주와 맥주를 곁들인 폭탄주를 돌리면서 한 명 당 2~3병 가량씩 술을 마셨다고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모든 국민이 고통을 겪고 있고 최근 들어 이태원발 집단감염으로 군부대에도 비상이 걸린 시점에 이뤄진 일이어서 군의 기강에 심각한 회의를 느끼게 한다.
     지난 6일부터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고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했지만 군 당국은 소규모 인원이 1인당 소주 반병 정도의 음주만 허용하고 단체 회식 등은 자제토록 권고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북한의 GP 총기 도발 등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자리에 사단장이 자리를 비우면 대리 권한을 행사하는 참모장이 함께 있었고 연대장도 함께 있었다고 하니 유사시에 어떻게 대처하려 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사단장 정도의 자리에 오른 인물이라면 이 정도의 규율을 몰랐을 리도 만무하다.
 
  더구나 이 자리에 군의 보안 및 방첩 정보 수집을 담당하고 하는 안보지원부대장(전 기무부대장)까지 동석했다고 하니 그들을 믿고 발을 뻗어 잠에 들었던 국민들이 얼마나 기함할 노릇인가.
     대한민국은 지금 코로나19를 준전시상황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군은 엄격한 기강을 세워 한 치의 빈틈도 없이 나라를 지키는 일에 가장 앞장서야 한다. 사실 이 사단을 제외한 다른 군은 최선을 다해 코로나19 방역과 혹시라도 모를 국가 비상사태를 대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그런 군의 전체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이번 사건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사단장이라는 인물이 스스로 지휘공백을 만든 이 일은 군 내부에서도 비상이 걸릴 일이다.
     더 놀라운 것은 이 술자리를 소재 지역 지자체가 코로나19 방역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 상생발전을 위해 마련했다는 점이다. 관련 사단 관계자는 "작전에 지장이 없는 상황 속에 소량의 음주는 허락됐다"고 해명했다. 원인을 제공한 지자체도 한심하다.
 
  사단장을 만나 간간한 식사를 하고 원래 모임의 취지에 대해 서로 깊이 있게 논의했어야 옳았다. 과연 폭탄주가 날아다니는 술자리에서 무슨 이야기가 오고갔을지, 정말 지자체가 원한 의제가 거론이라도 됐을지 의심스럽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군은 철저하게 기강을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국민이 더 이상 기강이 부실한 군이라는 생각으로 불안에 떨지 않도록 철저하게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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