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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문의 라오스로 소풍갈래?] 라오스 척박한 땅 적신 젖줄이자 미래 `메콩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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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문 작성일20-07-09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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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팍벵 마을에서 바라본 메콩강의 새벽.   
[경북신문=이상문기자] 해발 4300m의 성숙해에 별들이 몰려왔다. 중국 칭하이성 취마라이현 마둬향 마융초원 북쪽 20km 지점에 분지 형태를 띈 습지가 성숙해(星宿海)다. 
  ◆ 별이 잠든 티벳고원에서 발원한 강

  습지에는 작은 물웅덩이가 널려 있다. 별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물웅덩이에 고인다. 그리고 깊은 잠에 빠진다. 성숙해는 바로 별들이 잠드는 바다라는 뜻이다. 별들이 잠들면 검은목두루미가 다가와 고요하게 별들의 잠을 지킨다. 그리고 티베트 영양, 야생 당나귀, 황양 등도 별들과 함께 잠든다. 성숙해가 바로 4,020km의 긴 장정을 시작하는 메콩강의 발원지다.

                      ↑↑ 라오스의 허리를 감고 흐르는 황톳빛 메콩강.   

  칭하이성에서 발원한 메콩강은 쓰촨성 창두에 이르러 란창강이라는 첫 이름을 얻는다. 란창강은 원난성으로 흐르다가 라오스의 국경에 도달한다. 라오스에 이르러 강은 메남콩이라는 다른 이름을 얻는다. 메남콩은 '어머니의 강 콩'이라는 뜻이다. 다시 남으로 흘러 캄보디아의 남쪽에 이르러서는 4개의 지류와 합쳐져 '4개의 팔'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며, 베트남 남부 메콩델타에 이르러서는 9개의 삼각주로 나뉘어져 '구룡강'이라는 이름을 얻는다. 같은 강이지만 나라에 따라 명칭이 다른 것이 바로 메콩강이다.
 
◆ 인도차이나 경제의 핏줄

  메콩강은 윈난성과 인도차이나 반도를 적시면서 풍부한 무논을 형성한다. 그래서 예로부터 쌀문화의 본고장이 윈난성이고, 최대의 곡창지대가 메콩델타다. 윈난고원의 비옥한 흙탕물을 고스란히 실어나르는 메콩강은 탁류다. 라오스의 벼농사와 수렵 생활에 필수불가결한 영향을 미쳤으며 캄보디아의 프놈펜 북쪽에서는 늘어나는 수량을 감당하지 못하고 역류해 인도차이나 최대의 담수호인 톤레삽 호수를 형성했다. 톤레삽 호수의 풍부한 수자원과 비옥한 농토로 앙코르 왕조가 발전했으며 세계 최고의 석조유적을 창조하는데 기여했다. 그리고 베트남의 메콩델타에 이르러 거대한 삼각주를 형성하고 베트남 경제의 심장이 되었다.

                      ↑↑ 메콩강변에서 고기잡이를 하는 청년.   

  어머니의 강 메남콩은 라오스 사람들에게 가장 큰 혜택이다. 메콩강의 35%가 라오스를 통과한다. 바다가 없는 내륙국가 라오스 사람들이 섭취할 수 있는 상당부분의 단백질을 메콩강의 물고기가 벌충해 준다. 그리고 범람하는 이토가 이뤄낸 농토는 삼모작을 가능하게 만들어 최소한 기아에 허덕이게 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풍부한 수자원은 새로운 산업의 동력이 되고 있다. 1971년 비엔티안 인근의 남능댐의 건설은 라오스 산업의 일대 전환기를 맞이한다. 155MW의 전력을 생산해 인근 태국에 전량 수출함으로써 라오스도 산업기술을 기반으로 수출을 하는 첫 번째 계기를 마련한다. 이 모든 것이 바로 메콩강이 준 선물이다.
 
◆ 전통 어로행위 남은 원시의 강

  라오스의 메콩강을 이용한 수력발전은 우리나가 기업의 투자 관심 분야 중 하나다. 우리나라 기업이 추산한 메콩강과 그 지류의 발전량은 최대 28,000MW로 추산한다. 현재 샹산되고 있는 라오스의 전기는 90% 가까이 태국과 베트남으로 수출된다. 2012년 기준으로 라오스가 이들 인접 국가에 수출한 전기로 벌어들인 외화는 약 5억 달러 정도다. 이는 전체 수출의 15%에 이른다.

                      ↑↑ 메콩강변에 형성된 마을.   

  메콩강을 이용한 어업은 아직 미개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원시적 어로행위를 통해 얻어지는 어획량은, 그러나 라오스 사람들이 충분히 섭취할 수 있는 영양분을 제공한다. 그만큼 메콩강의 어종은 풍부하며 그물만 던져도 싱싱한 물고기가 걸려 올라온다. 남부 시판돈 부근의 메콩강은 낙차 큰 급류로 콘파펭 폭포라는 장관을 이룬다. 이 급류에서도 전통방식의 어로행위를 하는 라오스 어부들의 모습을 텔레비전을 통해 본 적이 있다. 목숨을 담보로 한 위험한 산업활동이다. 메콩강이 던져준 또 하나의 선물은 바로 풍부한 물고기이며 이를 건져 올리는 것은 메콩강 유역 라오스인들의 숙명인 것이다.
 
◆슬로우보트에 몸을 싣고

  메콩강의 유장한 흐름에 몸을 맡기고 인도차이나 반도의 대동맥을 체험하는데 가장 편안한 방법은 보트를 타는 일이다. 여행자들 중 루앙프라방에서 비자 기한이 촉박해지면 루앙프라방에서 슬로우 보트를 타거나 스피드 보트를 타고 북부 훼이싸이 국경을 넘어 태국 치앙콩으로 가는 방법을 택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모든 라오스의 여행을 마친 후 메콩강의 정취를 마지막으로 느껴보고 싶다는 이유 때문이다.

                      ↑↑ 슬로우보트를 타고 후에싸이까지 가는 여행자들.   

  루앙프라방 선착장을 출발하는 슬로우 보트는 이른 아침 출발한다. 약 20여명의 승객을 태운 슬로우 보트는 1박 2일동안 메콩강을 거슬러 올라간다. 종일 강을 따라 지루한 속도로 북진하지만 승객들 누구 하나 조급증을 내는 사람이 없다. 이미 루앙프라방에서 느림의 미학을 몸소 체득한 후이기 때문이다. 하루 종일을 메콩강을 달리는 보트 안에서는 먹을 것도 마실 것도 스스로 준비해야 한다. 좁은 보트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은 느리게 흐르는 시간뿐이다. 심지어 용변이 급하면 보트 뒤 가림막으로 설치한 간이 화장실에서 간단하게 해결해야 한다. 여행자가 배설한 오물은 메콩강 중류에서 무단 방기되고 물고기의 밥이 되기도 한다.

  종일 달리다가 해가 질 무렵 슬로우 보트는 팍벵이라는 마을에 다다른다. 여행자들은 주섬주섬 보따리를 챙기고 일어나 강변에 몰려 있는 숙소를 찾아 나선다. 어둠에 젖은 팍벵 마을은 슬로우 보트로 오가는 여행자들에게 잘 곳과 먹을거리를 제공하면서 밥벌이를 한다. 팍벵 사람들에게 메콩강은 또 하나의 밥벌이를 제공하는 것이다. 팍벵은 워낙 조그마한 마을이어서 쉽게 정전이 된다. 종일 보트에서 졸다가 깨다가를 반복한 여행자들은 칠흑 어둠에 잠긴 팍벵에서 아무런 짓도 하지 못한 채 방치된다. 그 때 여행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종일 달려온 메콩강변의 정경을 되새김질 하는 일이 가장 쉽다. 바로 눈앞에서 펼쳐진 최근의 사건을 기억하는 것이다.
 
◆라오스 산업성장의 동력 기대

  새벽녘 숙소의 주인은 승선을 재촉한다. 시늉만 낸 조식을 얼른 해치우고, 또 하루를 보낼 양식과 물을 준비한 여행자들은 부리나케 선착장으로 향하다가 덜커덕 발길을 멈춘다. 메콩강을 가득 감싼 물안개 때문이다. 상세 지도에나 겨우 표시된 메콩강 중류의 조그마한 시골마을 선착장에서 바라본 메콩강의 안개는 그 어떤 비경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그리고 보트 위에 올라 안개가 서서히 걷혀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도 경이롭다. 마치 내륙국가 라오스가 서서히 발전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예술적 영상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메콩강은 라오스의 젖줄임과 동시에 미래다. 메콩강은 라오스 사람들의 섭생을 해결해 줬으며 미래 산업 성장의 동력으로 당당하게 흐르고 있다. 칭하이성 성숙해에서 잠자던 별들은 제각각의 에너지를 뿌려 인도차이나 반도의 척박한 땅을 적시게 했고, 라오스의 역사를 면면히 이어오게 한 것이다.
이상문   iou51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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