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주 맛집기행 ⑳] 40년 해녀의 깊은 손맛… 양남면 읍천리 `보릿돌 횟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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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재 작성일21-08-17 19:12본문
↑↑ 보릿돌 횟집 전경.
[경북신문=서민재기자] 양남면 읍천리의 앞바다에 보릿돌이라는 바위섬이 있다. 과거에 주민들은 이 섬에서 소금을 구웠다고 한다. 지금도 읍천리의 주민들은 이 보릿돌에 대한 추억이 많다. 마을에서 보릿돌까지 다리를 놓기만 한다면 관광자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그만큼 읍천리 주민들에게 보릿돌은 중요한 곳이다.
어린 시절 보릿돌 주변에서 멱을 감고 놀았고 결혼해서는 해녀가 돼 보릿돌 주변 바닷속 해산물을 건져 올렸으며 누구보다 바닷고기에 대해 잘 알고 장만하는 것도 자신이 있어 바위섬 이름을 딴 '보릿돌 횟집'을 경영하는 주재옥(65) 사장은 누구보다 보릿돌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 40년 해녀의 깊은 손맛을 구현하는 주재옥 사장.
주 사장은 "읍천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바다에서 멱을 감고 놀았으며 결혼해서는 26살부터 아이들 키우느라 해녀가 돼 물질을 약 40년 동안 했으니 누구보다 물고기를 만지고 다듬고 요리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며 "그 자신감을 가지고 횟집을 운영하면서 손님들의 식성에 따라 원하는 요리를 만들어 주는데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읍천리에는 한때 20여명의 해녀들이 물질을 했다. 바다 밑의 해산물을 채취하기 위해 해녀가 절실하게 필요했을 때 제주도에서 대거 해녀들을 모시고 왔기 때문이다. 주 사장도 그 제주도 해녀들에게 물질을 배웠다고 했다. 지금은 6명의 해녀가 생존하고 있으며 주 사장은 그 중에 가장 젊은 해녀다.
↑↑ 고급 생선회와 직접 조리한 옛날 음식들로 가득찬 상차림.
주 사장은 지금도 해녀일을 한다. 10월에는 약 1달 가까이 미역바위에 풀을 제거해 자연산 미역의 생육환경을 조성하는 작업을 한다. 아침 8시에 물에 들어가면 오후 4시까지 일을 하니 힘겨운 일임에 틀림없다.
또 1년에 서너번 정도는 바닷속 불가사리 정리작업도 한다. 일종의 바닷속 정화작업인 셈이다. 그러다가 봄이 되면 미역을 수확하러 다시 바닷속에 들어간다. 주 사장에게 이 해녀 일은 과거에는 본업이었지만 보릿돌 횟집을 시작하고 나서는 부업이 됐다.
↑↑ 두툼하게 막썰기한 회.
보릿돌 횟집은 참가자미, 농어, 돔 등의 회가 주 메뉴로 나온다. 다른 식당에 비해서 농어나 돔 등 비교적 고급스러운 회가 등장을 하는데 대신 가격을 저렴하게 해서 고급 어종을 찾는 마니아들에게 부담을 줄여준다.
주 사장은 "많은 손님들이 맛있고 귀한 고급 회를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윤을 적게 남긴다"고 말했다.
↑↑ 보릿돌 횟집의 별미 비빔 물회.
또 손님이 원하는 대로 회를 두껍게 썰기도 하고 얇게 썰기도 한다. 보릿돌 횟집에서 '막썰기 회'를 주문하면 한 접시 가득 고급스러운 회가 담겨 나온다. 두툼한 횟감을 양념에 찍어 입에 넣으면 입안 가득하게 생선회의 깊은 맛이 퍼진다.
보릿돌 횟집의 또 하나의 특별 메뉴는 물회다. 이 식당의 물회는 포항식 비빔 물회다. 대부분의 식당에서 판매하는 물회는 육수를 부어서 먹도록 하지만 보릿돌 횟집은 직접 담은 고추장과 얼음으로 비벼서 먹으며 취향에 따라 약간의 탄산음료를 섞기도 한다.
↑↑ 우럭구이.
주 사장은 "비빔 물회는 횟감 특유의 맛을 고스란히 느끼게 해준다는 점에서 손님들이 많이 좋아한다"며 "비빔 물회의 양념을 만들기 위해 해마다 100~150근의 고추장을 직접 담는다"고 밝혔다.
주 사장의 남편인 유경준(68)씨는 어부다. 지금도 1.5톤짜리 어선을 가지고 근해에 고기잡이를 나간다. 유씨가 잡은 생선은 주로 아귀, 자연산 광어, 농어, 삼치 등이다.
유씨는 "바람이 불지 않고 날씨가 좋으면 하루도 빠짐없이 수평선 너머 바다로 나아간다"며 "적지만 싱싱한 생선을 잡아 돌아와 손님들의 상 위에 올린다는 즐거움으로 어부 일이 힘든 줄 모른다"고 말했다.
↑↑ 보릿돌 횟집의 또 다른 별미 해물라면.
주 사장은 자신의 식당에서 남편이 잡아오는 자연산 고기를 우선적으로 사용한다. 그리고 모자라는 고기는 역시 어부인 사촌 형부의 어선에서 충당한다.
주 사장은 "고기에 대해서 워낙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절대로 손님들에게 속이지 말자고 다짐한다"며 "만약 슬쩍 속이면 당장에 들키고 인터넷을 통해 소문이 자자하게 나서 그때부터는 장사하기 힘들어진다"고 했다.
주 사장은 항상 정직하고 후덕하게 손님을 대한다는 자세를 허물지 않고 있다. 손님들도 40년 해녀의 깊은 손맛을 즐기기 위해 보릿돌 횟집을 찾는다. 다른 횟집과는 달리 옛날 어른들이 만들어낸 음식맛이 그대로 난다는 것이 손님들의 한결같은 평가다.
주 사장은 "특별한 경영방식은 없으며 단지 잔꾀를 부리지 않고 묵묵하게 인정을 다하면 손님들도 그 진정성을 안다"며 "모든 음식 재료를 직접 조리해서 가족들을 먹인다는 마음가짐으로 상을 차린다"고 말했다.
↑↑ 보릿돌 횟집 위치.
▲ 주소 : 경주시 양남면 양남항구길 87-1
▲ 전화 : 054-774-5647
▲ 위치 : 월성원전 홍보관에서 읍천 앞바다쪽으로 300미터
서민재 wp0603@naver.com
[경북신문=서민재기자] 양남면 읍천리의 앞바다에 보릿돌이라는 바위섬이 있다. 과거에 주민들은 이 섬에서 소금을 구웠다고 한다. 지금도 읍천리의 주민들은 이 보릿돌에 대한 추억이 많다. 마을에서 보릿돌까지 다리를 놓기만 한다면 관광자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그만큼 읍천리 주민들에게 보릿돌은 중요한 곳이다.
어린 시절 보릿돌 주변에서 멱을 감고 놀았고 결혼해서는 해녀가 돼 보릿돌 주변 바닷속 해산물을 건져 올렸으며 누구보다 바닷고기에 대해 잘 알고 장만하는 것도 자신이 있어 바위섬 이름을 딴 '보릿돌 횟집'을 경영하는 주재옥(65) 사장은 누구보다 보릿돌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 40년 해녀의 깊은 손맛을 구현하는 주재옥 사장.
주 사장은 "읍천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바다에서 멱을 감고 놀았으며 결혼해서는 26살부터 아이들 키우느라 해녀가 돼 물질을 약 40년 동안 했으니 누구보다 물고기를 만지고 다듬고 요리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며 "그 자신감을 가지고 횟집을 운영하면서 손님들의 식성에 따라 원하는 요리를 만들어 주는데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읍천리에는 한때 20여명의 해녀들이 물질을 했다. 바다 밑의 해산물을 채취하기 위해 해녀가 절실하게 필요했을 때 제주도에서 대거 해녀들을 모시고 왔기 때문이다. 주 사장도 그 제주도 해녀들에게 물질을 배웠다고 했다. 지금은 6명의 해녀가 생존하고 있으며 주 사장은 그 중에 가장 젊은 해녀다.
↑↑ 고급 생선회와 직접 조리한 옛날 음식들로 가득찬 상차림.
주 사장은 지금도 해녀일을 한다. 10월에는 약 1달 가까이 미역바위에 풀을 제거해 자연산 미역의 생육환경을 조성하는 작업을 한다. 아침 8시에 물에 들어가면 오후 4시까지 일을 하니 힘겨운 일임에 틀림없다.
또 1년에 서너번 정도는 바닷속 불가사리 정리작업도 한다. 일종의 바닷속 정화작업인 셈이다. 그러다가 봄이 되면 미역을 수확하러 다시 바닷속에 들어간다. 주 사장에게 이 해녀 일은 과거에는 본업이었지만 보릿돌 횟집을 시작하고 나서는 부업이 됐다.
↑↑ 두툼하게 막썰기한 회.
보릿돌 횟집은 참가자미, 농어, 돔 등의 회가 주 메뉴로 나온다. 다른 식당에 비해서 농어나 돔 등 비교적 고급스러운 회가 등장을 하는데 대신 가격을 저렴하게 해서 고급 어종을 찾는 마니아들에게 부담을 줄여준다.
주 사장은 "많은 손님들이 맛있고 귀한 고급 회를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윤을 적게 남긴다"고 말했다.
↑↑ 보릿돌 횟집의 별미 비빔 물회.
또 손님이 원하는 대로 회를 두껍게 썰기도 하고 얇게 썰기도 한다. 보릿돌 횟집에서 '막썰기 회'를 주문하면 한 접시 가득 고급스러운 회가 담겨 나온다. 두툼한 횟감을 양념에 찍어 입에 넣으면 입안 가득하게 생선회의 깊은 맛이 퍼진다.
보릿돌 횟집의 또 하나의 특별 메뉴는 물회다. 이 식당의 물회는 포항식 비빔 물회다. 대부분의 식당에서 판매하는 물회는 육수를 부어서 먹도록 하지만 보릿돌 횟집은 직접 담은 고추장과 얼음으로 비벼서 먹으며 취향에 따라 약간의 탄산음료를 섞기도 한다.
↑↑ 우럭구이.
주 사장은 "비빔 물회는 횟감 특유의 맛을 고스란히 느끼게 해준다는 점에서 손님들이 많이 좋아한다"며 "비빔 물회의 양념을 만들기 위해 해마다 100~150근의 고추장을 직접 담는다"고 밝혔다.
주 사장의 남편인 유경준(68)씨는 어부다. 지금도 1.5톤짜리 어선을 가지고 근해에 고기잡이를 나간다. 유씨가 잡은 생선은 주로 아귀, 자연산 광어, 농어, 삼치 등이다.
유씨는 "바람이 불지 않고 날씨가 좋으면 하루도 빠짐없이 수평선 너머 바다로 나아간다"며 "적지만 싱싱한 생선을 잡아 돌아와 손님들의 상 위에 올린다는 즐거움으로 어부 일이 힘든 줄 모른다"고 말했다.
↑↑ 보릿돌 횟집의 또 다른 별미 해물라면.
주 사장은 자신의 식당에서 남편이 잡아오는 자연산 고기를 우선적으로 사용한다. 그리고 모자라는 고기는 역시 어부인 사촌 형부의 어선에서 충당한다.
주 사장은 "고기에 대해서 워낙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절대로 손님들에게 속이지 말자고 다짐한다"며 "만약 슬쩍 속이면 당장에 들키고 인터넷을 통해 소문이 자자하게 나서 그때부터는 장사하기 힘들어진다"고 했다.
주 사장은 항상 정직하고 후덕하게 손님을 대한다는 자세를 허물지 않고 있다. 손님들도 40년 해녀의 깊은 손맛을 즐기기 위해 보릿돌 횟집을 찾는다. 다른 횟집과는 달리 옛날 어른들이 만들어낸 음식맛이 그대로 난다는 것이 손님들의 한결같은 평가다.
주 사장은 "특별한 경영방식은 없으며 단지 잔꾀를 부리지 않고 묵묵하게 인정을 다하면 손님들도 그 진정성을 안다"며 "모든 음식 재료를 직접 조리해서 가족들을 먹인다는 마음가짐으로 상을 차린다"고 말했다.
↑↑ 보릿돌 횟집 위치.
▲ 주소 : 경주시 양남면 양남항구길 87-1
▲ 전화 : 054-774-5647
▲ 위치 : 월성원전 홍보관에서 읍천 앞바다쪽으로 300미터
서민재 wp06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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