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닫은 소아과 98곳˝…코로나 위기 맞은 동네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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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팀 작성일20-08-22 13:52본문
↑↑ 대한의사협회 설문조사 결과 '현재와 같은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될 경우 폐업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6%가 '그렇다'고 답했다. 사진=대한의사협회 제공
[경북신문=미디어팀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동네 의원들이 심각한 경영상 위기를 겪고 있다.
특히 호흡기 환자를 주로 진료하는 이비인후과와 소아청소년과를 비롯해 비말과 에어로졸에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치과 등이 직격탄을 맞았다.
가장 심각한 진료과는 소아청소년과다. 올해 상반기에만 소아청소년과 의원 98곳이 폐업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전체 소아청소년과 의원이 2200여 곳인데 상반기에 98곳이 폐업을 했다. 엄청난 숫자"라며 "올 연말까지도 특별한 지원책이 나오지 않으면 대부분 폐업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임 회장은 "구조적으로 병원 유지 자체가 안 된다. 직원들 월급 주기도 어렵다"며 "밤에 아르바이트라도 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할 정도다. 건물 계약한 게 있어서 그때까지만 억지로 참고 있는 분들이 많다"고 전했다.
소아청소년과는 기존에도 저출산이라는 사회 구조적 문제로 인해 경영상 어려움이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해 병원을 찾는 어린이 환자들이 급격히 줄면서 경영난이 가중됐다.
임 회장은 "몇 년 전부터 저출산 때문에 소아청소년과가 어려워졌다고 얘기해왔지만 반영이 된 것이 없다"며 "올해는 정말 더 이상 병원을 유지할 상황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소아청소년과는 기본적으로 꼭 있어야 하는 필수 진료과지만 비급여 진료가 거의 없다. 사실상 진료비 밖에 없어 환자 수가 중요하다"며 "환자가 오든 안 오든 유지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흡기 환자를 주로 진료하는 이비인후과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이비인후과 의원의 경우 환자수 감소에 따른 경영난은 물론 코로나19 확진자와의 접촉으로 인한 의료진 자가 격리 비율도 높아 의원 폐쇄에 따른 매출 감소로 2중,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박국진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회장은 "코로나19 증상을 보면 알겠지만 대부분이 이비인후과를 찾는 환자들과 비슷한 증상이다. 그래서 이비인후과가 심각한 경영상 어려움에 처해있다"며 "환자 수가 절반 이상 감소했다. 환자들이 병원에 오기를 꺼려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병원을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다.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답답한 상황"이라며 "언젠가는 코로나19 상황이 해결이 되겠지만 그때까지 만이라도 생존 해 나갈 수 있도록 배려를 부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비인후과는 코로나19 확진자 접촉으로 인한 의료진의 자가 격리 비율이 가장 높은과로 알려져 있다. 이비인후과 특성상 환자가 마스크를 벗고 진료를 봐야하기 때문이다.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가 확진자 접촉으로 인해 자가 격리를 한 경험이 있는 개원의 8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에서도 전체 응답자의 73%는 환자가 마스크를 벗은 채로 진료를 했다고 답했다.
문제는 감염예방지침에 따라 일회용 장갑과 방수용 가운, KF94 이상의 마스크, 안구를 덮을 수 있는 고글이나 페이스 쉴드 등 4대 보호구를 모두 착용한 상태에서도 환자가 진료를 위해 잠시 마스크를 내렸다면 환자가 코로나19 확진 시 의료진도 자가 격리 되고 있다는 점이다.
박 회장은 "진료과 특성상 마스크를 잠시 내리는 상황을 갖고도 계속 격리를 시킨다면 진료를 하기 어렵다"며 "진료 자체에 위축이 생긴다. 잘못 마스크 내렸다가는 '나도 격리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 이 부분에 대한 현실적인 고려를 해줬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치과 역시 내원 환자수가 감소했다. 치과는 특히 진료 과정에서 비말과 에어로졸에 직접 노출되는 환경이어서 환자들이 방문을 꺼려하고 있다.
박종진 대한치과의사협회 홍보이사는 "2~3개월 전 자료를 보면 치과 내원환자가 30% 가량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며 "코로나19가 조금 안정세가 되었던 기간에 회복되는 치과가 있기는 하지만 병원과 지역별로 편차가 있어 일률적으로 회복세라고 말하기는 곤란하다. 아직까지 코로나19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 이사는 "폐업까지 고려하는 분들은 없는 것 같지만 코로나19 전 보다는 수입이 감소된 상태이고 경영상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개원가의 어려움은 통계로도 확인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가 지난 5월 내과, 소아청소년과, 이비인후과 등 진료과 개원의 186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될 경우 의료기관 운영이 가능한 기간에 대해 10명 중 8명 꼴인 82%가 '1년 이내'라고 응답했다.
또 전체 응답자의 46%가 의료기관을 폐업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직원해고 등 내부 구조조정을 이미 시행한 경우도 25%이고, 시행을 계획하고 있는 경우가 33%에 달해 고용유지가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조사됐다.
의사단체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폐업하는 1차 의료기관들이 늘어난다면 국민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만큼 한시적인 지원책이라도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대하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최소한 코로나19 기간에는 소아 환자 진료비에 대해 가산을 해주거나 호흡기 환자를 주로 보는 의료 기관에 한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호흡기 환자가 내원할 경우 진료 전후 위생이나 감염예방 관리 등에 시간이나 노력을 더 투자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호흡기 환자에 한해 진료비를 가산하는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현택 회장은 "환자 수가 많든 적든 유지가 될 수 있도록 소아 정책수가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고, 박국진 회장은 "호흡기 환자에 대한 진료비 가산과 4대 보호구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미디어팀
[경북신문=미디어팀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동네 의원들이 심각한 경영상 위기를 겪고 있다.
특히 호흡기 환자를 주로 진료하는 이비인후과와 소아청소년과를 비롯해 비말과 에어로졸에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치과 등이 직격탄을 맞았다.
가장 심각한 진료과는 소아청소년과다. 올해 상반기에만 소아청소년과 의원 98곳이 폐업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전체 소아청소년과 의원이 2200여 곳인데 상반기에 98곳이 폐업을 했다. 엄청난 숫자"라며 "올 연말까지도 특별한 지원책이 나오지 않으면 대부분 폐업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임 회장은 "구조적으로 병원 유지 자체가 안 된다. 직원들 월급 주기도 어렵다"며 "밤에 아르바이트라도 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할 정도다. 건물 계약한 게 있어서 그때까지만 억지로 참고 있는 분들이 많다"고 전했다.
소아청소년과는 기존에도 저출산이라는 사회 구조적 문제로 인해 경영상 어려움이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해 병원을 찾는 어린이 환자들이 급격히 줄면서 경영난이 가중됐다.
임 회장은 "몇 년 전부터 저출산 때문에 소아청소년과가 어려워졌다고 얘기해왔지만 반영이 된 것이 없다"며 "올해는 정말 더 이상 병원을 유지할 상황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소아청소년과는 기본적으로 꼭 있어야 하는 필수 진료과지만 비급여 진료가 거의 없다. 사실상 진료비 밖에 없어 환자 수가 중요하다"며 "환자가 오든 안 오든 유지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흡기 환자를 주로 진료하는 이비인후과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이비인후과 의원의 경우 환자수 감소에 따른 경영난은 물론 코로나19 확진자와의 접촉으로 인한 의료진 자가 격리 비율도 높아 의원 폐쇄에 따른 매출 감소로 2중,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박국진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회장은 "코로나19 증상을 보면 알겠지만 대부분이 이비인후과를 찾는 환자들과 비슷한 증상이다. 그래서 이비인후과가 심각한 경영상 어려움에 처해있다"며 "환자 수가 절반 이상 감소했다. 환자들이 병원에 오기를 꺼려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병원을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다.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답답한 상황"이라며 "언젠가는 코로나19 상황이 해결이 되겠지만 그때까지 만이라도 생존 해 나갈 수 있도록 배려를 부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비인후과는 코로나19 확진자 접촉으로 인한 의료진의 자가 격리 비율이 가장 높은과로 알려져 있다. 이비인후과 특성상 환자가 마스크를 벗고 진료를 봐야하기 때문이다.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가 확진자 접촉으로 인해 자가 격리를 한 경험이 있는 개원의 8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에서도 전체 응답자의 73%는 환자가 마스크를 벗은 채로 진료를 했다고 답했다.
문제는 감염예방지침에 따라 일회용 장갑과 방수용 가운, KF94 이상의 마스크, 안구를 덮을 수 있는 고글이나 페이스 쉴드 등 4대 보호구를 모두 착용한 상태에서도 환자가 진료를 위해 잠시 마스크를 내렸다면 환자가 코로나19 확진 시 의료진도 자가 격리 되고 있다는 점이다.
박 회장은 "진료과 특성상 마스크를 잠시 내리는 상황을 갖고도 계속 격리를 시킨다면 진료를 하기 어렵다"며 "진료 자체에 위축이 생긴다. 잘못 마스크 내렸다가는 '나도 격리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 이 부분에 대한 현실적인 고려를 해줬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치과 역시 내원 환자수가 감소했다. 치과는 특히 진료 과정에서 비말과 에어로졸에 직접 노출되는 환경이어서 환자들이 방문을 꺼려하고 있다.
박종진 대한치과의사협회 홍보이사는 "2~3개월 전 자료를 보면 치과 내원환자가 30% 가량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며 "코로나19가 조금 안정세가 되었던 기간에 회복되는 치과가 있기는 하지만 병원과 지역별로 편차가 있어 일률적으로 회복세라고 말하기는 곤란하다. 아직까지 코로나19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 이사는 "폐업까지 고려하는 분들은 없는 것 같지만 코로나19 전 보다는 수입이 감소된 상태이고 경영상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개원가의 어려움은 통계로도 확인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가 지난 5월 내과, 소아청소년과, 이비인후과 등 진료과 개원의 186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될 경우 의료기관 운영이 가능한 기간에 대해 10명 중 8명 꼴인 82%가 '1년 이내'라고 응답했다.
또 전체 응답자의 46%가 의료기관을 폐업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직원해고 등 내부 구조조정을 이미 시행한 경우도 25%이고, 시행을 계획하고 있는 경우가 33%에 달해 고용유지가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조사됐다.
의사단체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폐업하는 1차 의료기관들이 늘어난다면 국민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만큼 한시적인 지원책이라도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대하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최소한 코로나19 기간에는 소아 환자 진료비에 대해 가산을 해주거나 호흡기 환자를 주로 보는 의료 기관에 한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호흡기 환자가 내원할 경우 진료 전후 위생이나 감염예방 관리 등에 시간이나 노력을 더 투자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호흡기 환자에 한해 진료비를 가산하는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현택 회장은 "환자 수가 많든 적든 유지가 될 수 있도록 소아 정책수가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고, 박국진 회장은 "호흡기 환자에 대한 진료비 가산과 4대 보호구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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