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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여는 詩] 고래심줄을 당겨 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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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1-07-11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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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생포 와서 고래를 듣는다
거친 꼬리음이 떠들썩하다
고래를 타려면 오래 눈빛을 나눈 적이 있어야 한다
살과 살을 부빈 적도 있어야 한다
태풍에 부서져도 괜찮다는 묵계가 필요하다
늘 멀리서 바라보고 돌아서던 나는
아직도 과거다
손 내밀어 악수는 할 수 있을까
식탁 위에 그의 일생이 해부되어 있다
바람으로 덧댄 계기판엔 수없이 보냈을 신호음이
너덜너덜 녹슬었다 
내 항로와는 매번 어긋났던 부서진 지도들
구석구석 파동을 혀끝에 굴려보고서야
물로 써내려간 말이 읽힌다
나에게 시퍼런 물기둥을 건네고 싶은 것
순한 미래를 주고 싶은 것
그의 심줄을 한입 물어 내 등줄기로 옮겨 심는데
이럴 수가
내 심줄보다 연하고 부드러웠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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